[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리커창(李克强) 상무 부총리의 유럽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밀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중국은 재정ㆍ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 의지를 피력하면서 새로운 관계 구축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리 총리는 4일부터 여드레 동안의 스페인, 독일, 영국 등 유럽 3개국 방문을 시작했다.
리 부총리는 첫 번째 방문국인 스페인 방문을 하루 앞둔 3일 현지 일간 ‘엘파이스’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은 스페인이 경제위기로부터 회복될 것으로 믿는다며, 중국은 스페인 공채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13억 중국인이 스페인의 올리브유를 소비하고 와인을 맛본다면 스페인의 1년 생산량도 부족해질 것”이라면서 “중국인은 미래 스페인의 최대 고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리 부총리는 스페인 방문 기간에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 엘레나 살가도 재무장관 등과 회담하고 금융ㆍ에너지ㆍ통신ㆍ여행ㆍ식품 등 여러 영역에 걸쳐 경제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상하이사회과학원 세계경제연구소 쉬밍치(徐明棋) 부소장은 4일 둥팡짜오바오(東方早報)에서 “현재 유럽 경제가 좋지 않아 이럴 때 중국이 유럽에 지원을 해준다면 ‘쇠가 달았을 때 두드리는 격’이 된다”면서 “이번 방문은 EU가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해주고 대중(對中) 무기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는 6년째 중국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중국은 EU에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2010년 1~11월의 쌍방 간 무역 규모는 4339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1% 성장했다. 또한 이 기간에 중국은 EU에 1307억달러에 달하는 무역 흑자를 냈다.
앞으로 첨단 기술 수출 제한이 해제되면 EU와 중국의 교역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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