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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조건 관절염 의심하기 전에, 일단 움직여보세요.
관절에 통증이 느껴지면 대부분은 퇴행성 관절염을 떠올린다. 그러나 같은 관절염이라고 해도 류머티스 관절염이나 통풍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도 있고, 때로는 관절통의 원인이 연골이나 뼈가 아닌 다른 부위인 경우도 있다. 따라서 관절통증이 나타났을 때 퇴행성 관절염 한 가지만 의심하기보다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은 단순히 뼈 두 개로 이루어진 구조가 아니다. 관절의 내부에는 두 개의 뼈가 맞닿는 부위와 그 부위를 감싸고 있는 연골. 그리고 이 두 뼈를 연결해주는 인대와 관절을 감싸고 있는 주머니 관절낭, 그리고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윤활유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관절염인 퇴행성 관절염은 두 개의 뼈가 맞닿는 부분의 연골이 닳아 떨어져 나가서 뼈와 뼈가 맞부딪히면서 생기는 염증반응이다. 그러나 퇴행성 관절염외에도 관절의 다른 부속물들이 문제가 되어 관절통을 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 튼튼병원 구로점 관절센터 정범영 원장은 “꼭 연골이나 뼈의 손상이 아니라도 점액낭이나 건에 염증이 생기면 관절통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점액낭은 근육사이에 충격을 흡수하는 물주머니로 과도한 운동으로 반복적인 자극을 받으면 염증이 생긴다. 또한 근육을 뼈에 붙이는 역할을 하는 건(힘줄) 역시 손상을 입으면 관절통과 비슷한 통증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무릎 관절통의 경우, 슬개골상방 점액낭염이 퇴행성관절염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구분을 위해서는 아픈 부위를 눌러보면 된다. 슬개골 점액낭염이 있는 경우에는 무릎 앞쪽의 염증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심해지고 반면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관절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움직일 때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혹은 관절을 움직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다른 사람을 도움을 받아 관절을 움직였을 때도 혼자 움직였을 때처럼 통증이 느껴진다면 관절이상으로 생긴 관절염이 확률이 높다. 반면 다른 사람이 움직여 줬을 때는 괜찮다가 본인이 스스로 움직였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관절의 다른 조직에서 기인한 통증일 확률이 높다.

한편 건염으로 인한 통증은 손이나 발목, 어깨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아킬레스 건염이나, 테니스엘보, 손목의 건초염 등이 대표적이다. 건염이 있을 때는 칼로 찌르는 것 같은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고 걷거나 팔을 드는 움직임에 제한이 따른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관절의 노화가 원인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50대 이후에 발생하는 편이다. 그러나 점액낭염이나 건염은 장기간의 압력,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점액낭이나 건의 손상을 발생하기 때문에 10대부터 60대까지 폭 넓게 나타날 수 있다.

다행이 점액낭염, 건염은 치료 예후가 좋고 조기에 발견되면 치료도 어렵지 않은 편이다. 휴식을 취하면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국소 스테로이드 제제를 주입하여 통증을 완화하거나, 염증 부위에 체외충격파로 자극을 주어 낡은 염증 조직대신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도록 촉진하는 체외충격파 치료가 효과적이다.

그러나 만약 증상을 방치하여 점액낭의 염증이 심해지거나 건이 석회화(돌처럼 굳어지는 증상)가 나타나면 수술치료가 필요하다. 회전근개 부근에 생긴 점액낭염은 심해지면 회전근개파열에 이를 수 있고, 발목에 생기는 아킬레스 건염의 경우 건이 뼈에 부착되는 부분이 석회화되면 뼈처럼 변하면서 심한 통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을 통해 염증이 심한 조직이나 석회화되어 뼈가시(골극)가 된 부위를 제거하게 된다.

점액낭염이나 건염은 치료가 복잡하지는 않지만 의외로 회복은 쉽지 않다. 회복기간 약 3개월 정도는 무리 없이 운동을 쉬는 것이 좋은데 통증만 사라지면 완치됐다고 생각하고 무리를 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 중 운동을 하고 싶다면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이고 낮은 강도에서 천천히 시작해 무리가 없도록 해야 한다.

통증을 유발할 만한 손상이 없음에도 통증이 심하거나 열이 나면서 갑자기 붓고, 관절을 움직일 수 없다. 혹은 관절을 쉬어 주고 아이스팩을 하는 등 2 주 정도 처치를 해도 통증이 지속되는 등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점액낭염, 건염이 심해지거나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일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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