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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곳에 가고 싶다>스테이크에 사시미…冬장군도 살살녹인 ‘겨울바다의 맛’
일식집 역삼동 ‘키사라’


추위가 지독하다. 온도로는 살을 에지만 공기 자체는 청명한 듯해 반갑다. 미각으로 치면 맵고도 차며 깨끗한 것에 비길까. 잘 만든 스시 한 입이 궁금해지는 날씨다.

칼바람이 외투 속을 파고들던 오후, 서울 강남동 역삼동의 ‘키사라’(季更)를 찾았다. 2호선 강남역 2번 출구를 나서자마자 눈에 드는 메리츠타워 지하에 자리한 곳. 에스컬레이터를 딛고 내리면 향기로운 꽃집 앞이 일식당 키사라다. 문살을 연상케 하는 은근한 나무 칸막이와 세련된 조명이 어울려 ‘모던’한 도쿄의 일식당에 들어선 듯하다.

스시바와 그 옆에 붙은 4인용 VIP룸, 다다미룸 등 13개의 독립된 방을 휙 둘러본다. “룸 사이를 트면 28명까지 한 자리에 앉을 수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장비도 제공해드리죠.” 송선아 지배인의 설명이다. 비즈니스 타워에 위치해 식사를 겸한 회의 모임이 심심찮게 있어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역삼동 키사라(季更)는 산지에서 직송한 고급 식재료를 쓰고, 인공조미료를 배제해 맛이 담백하다. 초밥과 회, 냄비요리들이 대표메뉴며, 점심에는 우동 스키가 함께 나오는 도시락 정식이 인기다.

점심에 잘 나간다는 도시락 정식(3만8000원ㆍ부가세 별도)을 시켰다. 칸칸이 회(도미 광어 마구로)와 삼치구이, 야채 해물 니모노(조림), 덴푸라(튀김), 장어구이와 딤섬, 우메보시(매실 장아찌) 올린 밥이 담겨 나왔다. 따끈한 우동 스키는 별도로 계속 데울 수 있는 화로 위에 얹혀 나온다. 전체적으로 음식 맛이 담백하면서도 정갈해 젓가락을 끈다. 생선회 정식(3만5000원)에는 회 작은 접시에 야끼모노(삼치구이), 초밥 네 가지가 나온다. 초밥은 문어 연어 학꽁치(사요리) 가이바시라(조개근육살). 가이바시라는 살짝 구워 풍미를 돋웠다.

이 집은 산지에서 공수한 최고급 식재료를 고집한다. 쌀은 이천에서, 간장은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 쓴다는 설명. 식초는 ‘아까스’를 쓴다. 청주를 만들고 난 술지게미를 발효시켜 만든 식초다. 이 집 샤리(초밥의 밥)를 잘 들여다보면 천일염을 아까스와 섞어 만들어 검붉은 기운이 돈다. 송 지배인은 “일반 설탕으로 맛을 내면 생선 특유의 맛이 달아나 서로 다른 종류의 초밥도 구별이 안 갈 정도”라며 “천일염을 써 각 초밥 고유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한다. 와사비는 철원에서 가져온 생 와사비를 쓴다. 회를 주문하면 손님 앞에서 직접 갈아준다. 전복치는 동해, 쥐치는 남해, 가자미는 속초 등에서 직송해다 쓴다. 국과 탕에 인공 조미료는 넣지 않는다고 했다.

코스에 고기류가 들어간 게 눈에 띈다. 저녁 메뉴 중 일식 스테이크 코스(8만5000원)를 시키면 회도 즐기고 메인으로 나오는 일본식 와후 스테이크도 맛볼 수 있다. 단품 요리와 함께 술 한 잔 하면서 배를 채우려면 와후 스테이크나 장어구이, 모듬 튀김, 스키야키, 초밥이나 오차즈케(일본식 국밥) 스타일의 장어덮밥 등을 시키면 괜찮다. 사케는 코스와 함께 시키면 30% 정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총 127석 규모. 상호명 ‘키사라(季更)’에는 사계절의 다양한 색과 멋을 즐기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다는 뜻을 담았다. (02)2018-0904

임희윤 기자/ i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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