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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난(蘭)향은 와인향 만큼 다양...‘세계의 난’

  • 기사입력 2011-01-1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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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蘭)을 곁에 두고 애지중지하는 애호가의 난 사랑은 특별한 데가 있다. 그저 식물로 키우는 맛, 관상의 대상만은 아니다. 수양과 깨달음의 경지로까지 나아간다. 요즘 웬만한 집에는 난 한 분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난 재배는 대중화했지만 난에 관한 전문서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한국 원예학계의 대모로 불리는 윤경은 전 서울여대 총장은 난을 좋아하는 아버지를 위해 난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난 백과사전을 만들었다. 참고할 책이 없어 답답해하시던 아버지를 위해 ‘난 재배 지침서’를 쓰기로 작정한지 30년 만이다.

동료 원예학자 정소영씨와 함께 작업한 ‘세계의 난’(김영사)은 주요난에서 희귀난까지 난의 세세한 특성과 재배방법, 난에 대한 일반 지식까지 빠짐없이 집대성한 국내 유일의 전문 백과사전이다. 특히 국내에선 볼 수 없는 각종 서양란의 관련사진까지 어렵게 구한 자료가 가득해 연구서로서도 가치가 높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난의 재배, 역사, 분류, 식물학적 특성을 전반적으로 담았으며 2장은 난의 종류에 따른 재배방법으로 빛과 온도, 수분 및 공중습도, 비료, 생리적인 장해와 병충해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소개해 놓았다. 3장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재배되는 주요난의 원산지 및 식물의 특성과 재배관리법, 원종과 교배종 등 다양한 난에 대해 들려준다. 마지막 장은 전문가를 위해 육종기술이나 바이러스 진단 등 전문 지식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이 책에는 우리의 관심을 끄는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우리가 난이라 부를 때 이를 규정하는 건 무엇일까.

흔히 부르는 군자란, 문주란, 접란은 난과는 거리가 멀다. 난과 다른 꽃을 구분하는 확연한 차이는 좌우대칭성, 입술꽃잎, 예주, 두 개 이상의 화분괴, 쇠취를 보이는 구조다. 이런 특징을 보이는 난 식물은 880여속, 2만5000여종이다.

난의 이름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난을 동양란 또는 양란으로 구분하는 건 사실 편의상의 분류이지, 식물학적인 분류는 아니다. 흔히 양란이라고 하면 서양이 자생지인 것으로 여기지만 실은 원산지가 어디든 영국을 중심으로 서양에서 개발, 보급된 난을 말한다. 이들은 대부분 동남아시아와 남미ㆍ아프리카 등의 밀림, 열대, 아열대지방에 자생하는 만큼 따지고 보면 이름과 거리가 있다. 동양란은 주로 우리나라와 일본ㆍ중국에 자생하는 난으로 춘란, 한란, 혜란, 풍란을 의미한다.

은은한 향기로 애호가를 매료시키는 난향은 와인향만큼 다양하다. 전체 난과 식물 중 75%가 향기를 갖고 있는데 감귤향, 바닐라향, 라일락향 등이 대표적이다. 에콰도르에서 가장 아름다운 난이라고 알려진 카틀레야 막시마에서는 헬리오트로프(허브의 일종)나 스위트피(원예용 완두꽃) 향을 맡을 수 있다. 엔시크리아는 라일락, 목련, 치자, 바닐라꽃, 꿀 등 복합적인 향을 강하게 발산한다.

난은 식용과 약용으로서도 효용이 높다.

터키ㆍ그리스ㆍ이란에서는 자생란인 오르키스의 뿌리를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르키스 뿌리를 이용한 살렙이라는 음료는 가정 비상약으로 어린아이나 노인의 원기회복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꽃색깔을 자랑하는 난이지만 청색 난을 만드는 건 여전히 과제다.

저자가 가장 신경쓴 부분은 재배방법. 무엇보다 충동구매를 자제하고 재배환경을 먼저 고려하라고 권한다. 양란은 열대지방이 원산지인 곳이 많아 고온다습한 환경을 먼저 떠올리지만 종류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난의 겨울나기, 여름나기, 빛의 양을 손그림자로 측정하는 법, 물주기와 환기, 분갈이 시기와 방법 등 살아있는 정보가 가까이 두고 챙겨볼 만하다.

주요난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은 저자의 오랜 연구의 결과물로 군단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과 사진, 그림이 명쾌하고 아름답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팔레놉시스,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들지만 서양에선 난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화려하고 향기가 달콤한 ‘난의 여왕’ 카틀레야, 미니 키틀레야로 불리는 소프로니티스, 가장 넓은 자생지를 자랑하는 덴드로비움 등 다양한 난의 세계가 벅차다.

난의 역사를 일괄해보는 재미도 남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난 재배는 1300년대쯤으로 추정된다. 목은 이색의 난과 사색하는 즐거움을 노래한 시와 사실적인 난 그림들, 부녀자의 난분 자수 등은 고려시대에 난 재배가 생활화했음을 보여준다.

이런 오랜 난에 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난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에 의해서였다.

일본에서도 난을 귀하게 여겨 1700년대에는 풍란이 신분의 부귀를 나타내는 꽃으로 여겨졌다. 이른바 서양란ㆍ양란은 일본을 통해 소개됐다.

영국이 난에 대해 기울인 노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9세기 초 국제무역의 중심이 리버플항이었던 만큼 리버플식물원은 난 재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브라질이 자생지인 트럼펫 모양의 입술꽃잎을 가진 화려한 열대난 카틀레야는 19세기 초 난 재배 열풍에 불을 댕긴 주인공이다. 당시 영국의 부유층 사이에선 난을 구할 수 있는대로 모두 수집하는 게 대유행이었다.

이 시기 난 재배역사에 한 페이지를 남긴 영국 데번셔의 캐번디시 백작은 1883년 채스워스 저택에 길이 91m, 높이 18m에 이르는 거대한 온실을 짓고 정원사를 인도 등지로 보내 난을 수집,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난을 보유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가장 많은 종류의 난을 보유한 곳은 하버드대다.

19세기 중반 신비로운 난이 미국 동부의 뉴잉글랜드에 전해졌는데, 특히 랜드가 하버드대 케임브리지 식물원에 난을 기증하면서 하버드대는 난의 보고로 우뚝섰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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