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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진타오 "냉전시대 제로섬 사고 방식 버려야"
18일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과 중국이 냉전시대의 제로섬(zero-sum) 사고 방식을 버려야한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워싱턴포스트(WP)와 공동 서면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후 주석은 미국의 양적 완화 조치와 위안화 절상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달러 체제는 과거의 산물=특히 후 주석은 달러가 기축통화로 자리잡은 현재의 국제통화시스템을 가리켜 ‘과거의 산물’이라고 지적하며 “미국의 통화 정책은 글로벌 유동성과 자본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달러의 유동성은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미국이 양적완화 조치를 통해 6000억달러를 살포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위안화가 국제통화가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후 주석은 또 위안화 절상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미국측 시각에 대해 “환율 문제는 수요ㆍ공급 등 복합적인 요인의 결과”라며 “이런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이 환율 정책을 결정하는 주 요인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주변국과 협력ㆍ외국인 투자 위해 노력=한편 후 주석은 최근 영토 분쟁 등 중국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는 지적에 대해 “많은 도전 과제 속에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사이의 신뢰는 깊어졌다”며 주변국과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현재 중국 및 이들 지역 국가들은 전례없는 기회에 직면했고 중국은 이들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중국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불만에 대해서도 “중국은 지난 10년간 세계무역기구(WTO)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국내법과 규정들을 바꾸는 등 노력했다”며 “외국인 투자를 위해 계속해서 법과 규제들을 고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中ㆍ美 관계 중요성 늘어=한편 후 주석은 중ㆍ미 관계의 중요성과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4가지를 제안했다. 그는 양국이 ▷대화와 접촉을 늘리고 상호 신뢰를 강화하며 ▷냉전시대의 제로섬 사고 방식을 버리고 ▷상대국의 주권과 영토 등을 존중하며 ▷상호 이해관계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그밖에 후 주석은 2008년 금융위기의 교훈과 관련 “국제 금융 분야의 규제 부재를 나타냈다”며 “현재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제 금융 기관이 개도국의 지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지만 다행히 G20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진전이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중국 지분이 올라간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중국의 정치개혁과 관련 “중국이 계속 빠른 성장과 사회 안정 및 조화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의 정치 시스템이 중국 상황에 잘 맞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법치에 기반해 중국의 상황에 맞춰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후 주석이 WSJ과 WP가 각각 제출한 질문을 받아 7가지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WSJ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 문제, 중국의 해군력 증강, 중국의 사이버공격 의혹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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