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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계량기 동파, 벌써 3~4년전의 5배
수도계량기가 떨고 있다. 아니 떨다 못해 꽁꽁 얼어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도를 밑도는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면서 수도계량기도 예년보다 혹독한 겨울나기 중이다. 올 겨울 들어 서울 상수도사업본부에 신고된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는 11343건이다. 평균기온이 2.4도로 최근 5년간 가장 따뜻했던 2007년 겨울(2006년 12월~2007년 2월)내내 발생했던 사고(2174건)보다 5배 이상 많다.

유달리 추웠던 지난해와 올해 겨울 수도 계량기 동파 신고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서울 상수도사업본부에 접수된 서울시 내 동파 사고 발생 현황을 보면 겨울철 (12월~2월) 평균 기온이 영하 1도 이하였던 2006년, 2010년, 2011년 겨울철 수도계량기 동파건수는 1만건에 달했다. 평균 기온이 영하 0.4도~2.4도로 다소 따뜻했던 2007년, 2008년, 2009년에는 약 2000~5000건 수준에 그쳤다.

19일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18일까지 접수된 동파 사고 건수는 11343건이다. 한파만큼 폭설도 잦았던 2010년 겨울(2009년 12월~2010년 2월)에도 13869건이 발생했다. 겨울철 평균 기온이 영하 1.3도로 2010년 겨울(평균 기온 영하 1.4도)과 비슷한 추위가 찾아왔던 2006년에는 9569건의 동파 사고가 발생했다. 그에 반해 평균 기온 2.4도로 다소 따뜻했던 2007년에는 2174건 ▷2008년 2146건 ▷2009년 5570건을 기록했다.

동파 신고는 추위가 절정에 달하는 12월 말~1월 사이에 집중된다. 온도가 1도만 내려가도 동파 사고 발생 건수는 크게 증가한다.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7.8도까지 떨어졌던 16일 이후 17~18일 하루사이에만 무려 3360건의 동파 신고가 밀려들었다.

상수도사업본부관계자는 “지난해 최저 기온이 영하 15.3도였고 올해는 영하 17.8도다. 작년에 비해 고작 2.5도 정도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동파 사고 발생 건수가 3배 정도 차이가 난다”며 “지난 주말 전까지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동파 신고 건수가 적었는데

주말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2~3일 사이 8000건 이상 신고가 접수됐다”고 말했다.

동파 사고는 주로 집 밖에 수도계량기가 설치된 외부수도계량기에서 발생한다. 상수도사업본부는 2010년 11월께 동파에 취약한 공동주택 7750가구와 단독주택 5000가구에 보온재와 보온팩을 설치했다. 또한 복도식 아파트에 약 32만장의 계량기 보온덮개를 보급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한파에 이런 노력에도 속수무책으로 동파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지역 수도사업소도 겨울 내내 비상사태다. 실제로 서울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14일부터 3단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3단계 비상근무 체제는 영하 12도 이하 상황이 2일 이상 이어질 때 발령되며, 동파대비 인력 500명 전원이 계량기 등 교체에 투입된다.

본부는 또한 동파내구성이 강화된 수도계량기 1만5000개를 사고가 발생한 가구를 중심으로 교체 설치해주고 있다. 영하 20도 이하의 기온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내구성을 강화시킨 계량기로 기존의 계량기보다 동파방지 효과가 높다.

상수도사업본부 고객지원과 김완희 주무관은 “시민들이 일단 물이 안나오면 굉장히 당혹스러워한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보면 실제로 계량기가 동파된 곳도 있고 배관이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계량기 보호통 안을 헌옷 등으로 채우고 찬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고 상태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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