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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생이 760만건 ‘신상털이’
기업등 100곳 서버 해킹

‘4억 명품녀’ 정보도 유통


인터넷 상에서 이른바 ‘신상털이(사회적 비난을 받는 특정인의 신상정보를 샅샅이 추적해 공개하는 것)’가 사생활 침해 논란을 낳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인물들의 개인정보를 전문가 수준으로 빼내 퍼뜨린 장본인이 2명의 고교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방경찰청은 8일 학교와 기업, 경제단체 등 100여개의 인터넷 서버 시스템을 해킹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760여만 건의 개인정보를 빼돌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대구의 모 고교 2학년 K(17)군과 포항 모 고교 1학년 C(16)군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의 ‘신상털이’ 경력은 화려했다. 경찰에 따르면 인터넷 해킹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K군 등은 모 케이블 방송 출연 뒤 ‘4억 명품녀’라고 불리며 논란이 된 김모 씨의 개인정보를 지난해 9월께 해킹했다.

김 씨가 회원으로 가입한 인터넷 쇼핑몰과 항공사, 부동산 사이트를 뚫어 그의 물품 구매 및 배송내역 등 신상정보를 캐낸 뒤 인터넷에 유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앞서 같은 해 7월엔 EBS 인터넷 수능방송 중 언어영역 강사인 장모(39) 씨가 “군대는 죽이는 거 배워 오는 곳”이라며 군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파장이 일자 장 씨가 근무하는 학교 홈페이지에 침입, 장 씨를 비난하는 글을 게재하고 이 학교 학생 200여명의 사진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의 타깃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물 외에도 학교와 기업, 방송사 등 100여개 사이트에 달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독학으로 ‘신상털이’ 기술을 연마했다. 인터넷을 통해 프로그래밍 언어, 데이터베이스 운용 등 컴퓨터 관련 기술과 해킹 기법을 스스로 체득했다. 범행시에는 해외 서버 IP와 PC방 IP를 이용, 우회접속하거나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도용하는 수법으로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해킹으로 다량의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돈을 내지 않고 사용하고 파일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사이버머니를 무단으로 충전해온 것으로 보고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조사 중이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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