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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하, ’故 최고은 아사 아니었다’ 마지막 말 남긴채 블로그 절필
소설 ‘호출’ ‘퀴즈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등으로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 김영하(43)씨가 14일 최고은 작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남겨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월 8일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의 죽음이 알려지기 시작하며 영화계와 문화계 전반은 충격에 휩싸였다. 열악한 영화 환경과 개선되지 않는 시나리오 작가들의 처우 문제 등은 대두됐고 ‘격정 소나타’로 충무로에 입성한 최고은 작가는 지난 한주간 모두의 화두가 됐다.

김영하 작가가 최고은 작가의 죽음을 언급한 것은 앞서 일련의 사건(소조, 김사과와의 ‘예술가와 생존권’으로 시작한 온라인 논쟁)들이 있어왔기 때문이나 무엇보다 그가 죽은 최 작가를 가르쳤던 스승(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사진=소설가 김영하 블로그]

김영하 작가는 ‘모두에게 사과드립니다. 다들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글을 통해 그간 있어온 논쟁들에 사과하며 최 작가의 이야기도 언급했다.

“무엇보다도 죽은 고은이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고은아, 미안하다. 살아서도 별로 도움이 못 되는 선생이었는데 가고 나서도 욕을 보이는구나. 정말 미안하다”는 이야기가 시작이었다.

김 작가는 “마지막으로 고은이에 대해 한 가지만 말하고 갈까 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아서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은이가 굶어죽었다고 당연히 믿고 있다는 데 놀랐습니다”라면서 그의 죽음과 관련한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그는 제자의 죽음과 관련해 그녀가 풍족하게 살아갔다는 것은 아니지만 의연하고 당당하게 자기 삶을 꾸려갔다고 들었다면서 ‘아사’했다는 보도내용을 반박했다. 최 작가의 직접 사인은 영양실조가 아니라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그 합병증으로 인한 발작이었다는 것. 약간의 우울증도 앓고 있었는지 친구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개인적 사물들이 정리돼 있었다는 것이 그러한 내용이다.

제자들의 전언을 통해 최 작가의 죽음과 관련한 사실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은 “진실은 외면한 채 고은이를 아사로 몰고 가면서 가까웠던 사람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김 작가는 이어 “고은이는 재능있는 작가였습니다. 어리석고 무책임하게 자존심 하나만으로 버티다가 간 무능한 작가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대학을 다닐 때 어떻게 학비를 벌었는지도 알고 있습니다”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마음의 병이든 몸의 병이든 우리 사회가 서로 살피고 돌보는 계기가 되면 그녀의 죽음이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를 예술의 순교자로 만드는 것도, 알바 하나도 안 한 무책임한 예술가로 만드는 것도 우리 모두가 지양해야할 양 극단이라는 것만은 말해두고 싶습니다”라며 글을 맺었다.

김영하 작가는 이 글을 함께 더이상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소통하는 것을 스스로 그만두겠다고 적었다. 블로그나 트위터, 미투데이 등을 통해 어느 작가들보다도 활발히 독자와의 소통 창구를 마련했던 김영하 작가였지만 일련의 사태들로 인한 ‘절필’ 선언은 많은 팬들에게 충격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김 작가는 “고립된 작업실에서 나와 사람들과 어떤 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저라는 인간은 그런 건강한 소통이 불가능한 사람이었습니다”라는 말로 온라인 공간에서 마지막 안녕을 말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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