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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적과의 동침 (17)
글 채희문/그림 유현숙



“내가 비겁하다고 했소?”

방으로 들어선 유민 회장은 망토처럼 걸쳐져 있던 윗도리를 성급히 벗어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요. 비겁하고 소심하고 치사해요.”

“그건 점잖은 것이지 비겁한 게 아니야.”

유민 회장은 벌컥 소리를 질렀다. 무척 화가 난 모양이었다. 감히 회장을 돌바닥에 쓰러뜨리고 엉덩이를 벗겨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아마 여태까지 그를 거쳐 간 모든 여자들은 순한 양처럼 행동했을 것이다. 그의 이름을 확인하거나 명함을 받아 든 순간부터 여자들 스스로 순종하는 방법을 취했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서로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누가? 내가 미스 현, 너를? 착각하지 마. 나는 미스 현에게 비싼 대가를 치뤘어. 네 정조가 얼마나 비싼지는 몰라도 스카우트 비용을 대고, 월급을 주고, 승진 시키고… 그만하면 충분히 보답한 거 아닐까?”

유민 회장은 옷을 벗고 몸을 소파위로 길게 누운 채로 말을 이었다. 이게 웬 일인가? 여태까지 보아 온 것과는 전혀 다르게 도도하고 난폭한 모습이었다. 물론 현성애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봐, 미스 현. 옷이나 마저 벗어. 보상은 충분히 더 해줄 수 있어. 월급을 더 올릴 용의도 있다고. 그러니 사랑합네 어쩌네 하는 말로 날 구속할 생각은 말아. 좀 전에 복도에서 했던 것처럼 오버하지도 말라고.”

유민 회장의 이 말에 현성애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이미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 그의 속마음을 확인하고 나니 머릿속이 지푸라기로 그득 채워진 느낌이었다. 부석부석하고 멍한 느낌만이 밀려올 뿐이었다.

“미스 현, 옷을 벗으라고.”

그녀는 재빠르게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 단지 현관문 하나를 닫아걸었을 뿐인데 세상이 온통 뒤집어진 느낌이었다. 겁에 질려 신음소리가 새어나왔지만 이를 악물어 참아야 했다. 그녀는 어느새 명령을 기다리는 로봇이 되어 있었으며, 유민 회장이 비스듬히 누워있는 소파를 응시한 채 힘겹게 손을 움직여야만 했다.

그녀의 발밑으로 블라우스가 미끄러져 내렸다. 그녀는 곧이어 후크를 풀기 위해 스커트의 허리춤을 옆으로 돌렸다. 브래지어는 복도에서 이미 벗어던졌으므로 어느새 상반신은 나체가 되어 있었다. 그뿐인가? 마지막 잎새와도 다름없는 삼각형 천 쪼가리도 역시 복도에 내팽개쳤으므로 이제 스커트의 후크만 풀어내면 이브로 변신할 판이었다.

“역시 미스 현은 몸매가 예뻐.”

고양이가 갸르릉 대는 것처럼 가느다란 목소리로 유민 회장이 감탄을 거듭했다. 스커트를 벗기 위해 한쪽 발을 휘저어 빼는 동안 어느새 그녀의 양쪽 핑크색 젖꼭지가 단단하게 도드라져 있었다.

“그래, 이렇게 얌전하니 얼마나 예뻐?”

유민 회장은 손짓으로 현성애를 불렀고, 그녀는 역시 재빠르게 순종하는 자세로 그의 곁에 다가가 앉았다. 그는 손가락 모두를 사용해서 무자비하게 그녀의 젖가슴을 주물렀다. 하지만 이건 또 어인 까닭인지… 그의 손길과는 상관없이 젖꼭지가 아플 정도로 팽팽해지기 시작하고 양 무릎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의 지겟작대기가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사랑이 뭐 별건 줄 알아? 이렇게 지내는 게 사랑이라고.”

그가 젖가슴을 더욱 세차게 주무르기 시작했을 때, 그녀는 문득 권도일의 모습을 떠올렸다. 언제인가 자동차 전용극장을 찾아간 날 사랑을 느끼고, 밀폐된 자동차 안에서 스포츠하듯 격렬하게 몸을 섞었던 권도일… 혹시 그 남자도 이런 식의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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