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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4면 리비아 석유 메이저 철수 피해 상황 국제 유가 전망
리비아 사태가 내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다국적 에너지 회사들이 속속 원유 생산을 중단하고 리비아를 탈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산유량의 1.7%를 차지하는 리비아의 원유 공급 중단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에 국제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원유 전문가들은 리비아 사태가 악화될 경우 70년의 오일 쇼크가 재연될 것으로 전망하며 국제 공조를 통한 전략비축유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석유 메이저 리비아 떠나=외국 석유업체들이 이번주 초부더 생산 중단과 직원 철수에 들어가면서 이미 국제 시장에서는 이집트와 바레인 시위 확산 직후 리비아 산유량의 25%가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리비아는 원유 매장량이 440억배럴이고 지난 2009년 총 석유생산량은 1일 180만배럴이었다.
리비아 최대 해외 에너지 생산업체인 이탈리아의 에니가 지난 21일 불요불급한 직원들과 직원 가족들을 해외로 철수시켰고 스페인의 렙솔, 프랑스 토탈과 파트너십을 맺고 리비아에서 영업해오던 노르웨이의 에너지 업체 스태토일도 트리폴리 소재 사무소를 폐쇄했다.
23일에는 프랑스 정유업체 토탈이 석유 생산이 일부 중단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토탈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리비아에서 석유 생산 일부를 중단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으나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토탈은 지난해 리비아에서 하루 평균 5만5000배럴의 석유를 생산했으며, 이는 토탈 전체 생산량의 2.3%에 달했다.
이날 독일의 빈터스할도 안전 문제를 고려해 현지 석유 생산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독일 화학그룹 바스프(BASF)의 자회사인 빈터스할은 앞서 하루 10만배럴인 생산량을 줄이지만 약 400명의 직원 중 핵심 근로자들은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스페인 최대 석유회사인 레스폴도 이날 리비아 내 석유 생산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 밖에 리비아에서 하루 3만4000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OMV이 이미 철수했고 리비아에서 석유탐사 작업만 진행 중이던 영국 석유회사 BP는 석유시추 프로젝트 작업을 중단했다.
▶유럽이 직격탄=국제 원유 시장에서 리비아 생산 중단은 유가 급등의 직접적 동인이 되고 있다.
원유 생산량이 적은 튀지니나 예멘, 바레인과 달리 하루 180만배럴에 달하는 리비아의 생산 중단은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심리로 불안한 국제유가를 급등시킬 기폭제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이 22일 “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하면 국제석유기구(OPEC)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며 사우디가 독자적으로 하루 400만 배럴을 증산시킬 여력이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 심리는 가라앉지 않고있다.
23일에는 미국의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블룸버그통신이 주최한 조찬간담회에서 리비아 사태로 인한 유가폭등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석유시장의 혼란이 글로벌 경제에 위험을 초래하는 것은 자명하지만 2년 전 금융위기와 함께 세계경제가 동요하기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이번 문제는 관리하기 쉬운 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이트너 장관의 이날 발언 이후에도 뉴욕 시장에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장중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리비아 사태는 특히 이 나라 원유 채굴을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는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의 에너지 기업은 물론 수입 휘발유 가격에도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23일 경제부 대변인이 자국은 충분한 원유 재고를 유지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독일은 리비아로부터 5번째로 많은 7.7%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무라 증권의 마이클 로 애널리스트는 “리비아 사태가 악화되고 인접국가인 알제리의 석유 생산이 중단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220달러를 상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원유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70년대 오일 쇼크 못지않은 유가 폭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국제 공조를 통해 비축유 방출과 원유 투기 규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FR)의 마이클 레비 선임연구원은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 신문 기고에서 이같이 지적하면서 IEA가 원유 시장의 공황을 선제적으로 제어할 한계점을 설정한 후, G20회의에서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의 원유 소비 대국이 동참해 비축석유 방출 대응책을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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