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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영화 최초의 키스신은?
1954년작인 한형모 감독의 ‘운명의 손’에선 한국영화 최초의 키스신이 등장한다. 주연배우 윤인자와 이향이 연기한 3~4초간의 키스장면은 신문지상에 격렬한 찬반양론을 일으키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로선 엄청난 ‘파격’이었던만큼 유부녀였던 배우 윤인자의 남편이 촬영장에 입회해 아내와 외간 남자의 ‘키스’를 감시했다는 것이다.

1982년 1월 5일 자정은 특별한 시간이었다. 36년간 계속되던 야간(자정~오전 4시) 통행금지가 풀린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 1개월 후 통금의 족쇄가 풀린 젊은이들의 ‘밤시간’을 빼앗은 것은 국내 최초의 심야영화로 상영된 에로 영화 ‘애마부인’이었다. 그해 2월 6일 ‘애마부인’이 서울극장에서 심야 상영 영화로 개봉했고 당시 밀려드는 인파에 극장 유리창이 깨지고 지방관객들이 관람을 위해 상경하는 풍경도 펼쳐졌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애마부인’은 13편까지 후속편이 제작됐고, 현재까지 ‘한국영화 최장의 시리즈’의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한국영화사의 ‘최초, 최고’ 기록을 가진 작품만을 모아 상영하는 특별기획전이 열린다. 한국영상자료원이 오는 3월 1일부터 한달간 온라인 VOD 사이트(www.kmdb.or.kr/vod)를 통해 상영하는 ‘한국영화 기네스열전’이다. ‘운명의 손’과 ‘애마부인’을 포함해 총 8편의 작품이 상영작으로 선택됐다. 

이중 1967년작인 김기덕 감독의 ‘대괴수 용가리’는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특수효과를 ‘본격적으로’ 활용해 제작한 작품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1962년작인 ‘불가사리’는 최초로 특수효과라는 개념을 적용한 작품이긴 하지만 ‘대괴수 용가리’에 와서야 트릭이나 합성, 미니어쳐 등 다양한 특수촬영의 기술을 전면적이고 본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주 어디에선가 살던 단세포 생물이 방사능의 영향으로 세포분열을 거듭, 지구를 위협하는 괴수가 됐다는 설정이 흥미롭고, 그 괴수가 인왕산, 남산, 태평로, 한강, 판문점 등을 헤집는 장면 또한 재미를 주는 영화다. 

이 밖에도 해외영화제 최초수상작인 1956년작 ‘시집가는 날’(감독 이병일ㆍ제 4회 아시아영화제 특별희극상)과 대종상 최다 부문(9개) 수상작인 정윤희 이대근 주연의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감독 정진우)도 상영한다. 1977년 개봉작인 ‘겨울여자’(서울 55만명ㆍ감독 김호선)는 ‘별들의 고향’(47만 명ㆍ1974년)의 기록을 깨고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67만 명ㆍ1990년) 이전까지 역대 최장기인 13년 동안이나 ‘최고 흥행작’ 타이틀을 지킨 영화다. 춘향은 한국영화가 가장 사랑한 캐릭터였다. 춘향전을 소재로 한 한국영화는 15편으로 이번 기획전에선 신상옥 감독ㆍ최은희 주연의 ‘성춘향’을 상영한다.

박광수 감독의 1995년작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은 후원금 모금에 참여한 7648명의 일반인 이름을 모두 필름에 새겨넣어 ‘한국영화사상 가장 이름이 많이 실린 엔딩 크레딧’을 가진 영화로 상영작에 올랐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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