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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십견이라고요? 어깨 회전근개손상 아니구요?
회사원 장모씨(52세ㆍ남)는 1년 전 오른쪽 어깨에 갑작스런 통증을 느꼈다. 흔히 말하는 오십견이라 생각해 약을 사먹고 파스를 붙이는 등 자가치료를 했더니 통증이 완화되는 듯했다. 그러다 두세 달 전부터 다시 통증이 악화돼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회전근개손상이란 진단을 받았다. 장씨는 치료 시기를 놓쳐 보존적 치료의 효과가 없기 때문에 결국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장씨처럼 오십세 전후에 나타난 어깨 통증을 오십견으로 지레 짐작하고 임의로 운동치료 등 자가치료를 하다 증상을 악화시키는 환자가 적지 않다. 그러나 통증이 나타나는 어깨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이 회전근개손상으로, 유착성 관절낭염(일명 오십견)보다 훨씬 많다. 두 질환은 일부 증상이 비슷하지만 치료법이 다른 만큼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인 회전근개손상은 보통 40대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전근개란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어깨관절의 앞뒤와 상하를 둘러싸고 있는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 등 네 개의 근육 및 힘줄을 말한다. 어깨뼈에 붙어 팔을 들어올리고 어깨의 원활한 운동을 돕는 역할을 맡는다. 이 회전근개는 40대 이후 신체가 노화되면서 혈액순환이 잘 안되거나 어깨 힘줄이 약화된 상태에서 외부 충격을 받으면 손상될 확률이 높아진다. 또 무거운 것을 자주 들거나 갑작스럽게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사용하는 경우, 팔을 뻗은 상태에서 넘어질 때도 손상될 위험이 있다.

회전근개를 다치면 일상생활의 불편뿐만 아니라 운동 후나 밤에 잠잘 때 심한 통증을 겪게 된다. 초기에는 어깨 전체에 통증이 있고, 특히 팔을 앞이나 옆으로 올릴 때 통증이 더하다. 상태가 심해지면 혼자서 팔을 들어올릴 수조차 없다. 이렇게 손상된 회전근개를 그대로 방치하면 어깨관절의 움직임이 점차 위축될 수 있고, 완전히 파열되면 수술을 해야만 치료된다. 비슷한 질환인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기도 하지만 회전근개손상은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낫는다. 회전근개가 완전히 파열됐는데도 방치하면 근 위축이 오고 오십견이 심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자칫 수술로도 완치가 어려울 수 있다.

회전근개 손상과 오십견은 어깨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비슷하나 원인에 따라 관리나 치료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자가진단은 금물이다. 오십견은 꾸준한 운동치료가 필요한 반면, 회전근개손상은 운동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통해 통증의 원인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깨 회전근개 파열은 단순 x선 촬영만으로도 그 원인을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자기공명영상(MRI)으로 회전근개 파열의 범위와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회전근개손상으로 염증이나 부종이 생겼다면 먼저 진통소염제로 치료할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 정도가 50% 이하인 경우에는 반(半)깁스로 어깨를 고정시킨 뒤 어깨에 무리를 주는 운동을 제한한다. 이때는 대체로 약물치료와 주사치료를 병행한다. 그러나 완전히 파열됐거나 증상이 심해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얻기 어려울 경우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된 인대를 봉합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희명병원 관절센터 김정민 진료부장은 “회전근개손상은 대부분 퇴행성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외상이 없어도 손상과 파열을 일으킬 수 있다”며, “초기에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면 수술이 필요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무엇보다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전근개손상과 같은 어깨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깨 근육과 힘줄을 튼튼하고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평소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어깨를 많이 쓰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면 틈틈이 어깨 스트레칭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라켓운동이나 근력운동은 어깨근육을 단련하는 데 좋은 운동이나 순간적으로 어깨에 큰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 부장은 “어깨질환이 있거나 어깨 근력이 약한 사람은 수영이나 스트레칭처럼 비교적 어깨에 무리가 덜 가는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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