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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월드컵 탈락시 재도전 보장?"...’김건모 재도전’ 패러디 봇물
‘역설의 미학’이다. 논란은 패러디를 만들어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나는 가수다'였다.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가 첫 방송될 당시 여러 가수들 사이에서는 손에 손을 거쳐 우스갯소리를 전하기 시작했다. SNS를 타고 불려진 ‘나도 가순데’ ‘나는 가순가’ 등의 프로그램 패러디는 노래가 직업의 사람들의 귀여운 권고가 어려있었다. 후크송과 오토튠을 통해 노래 한 곡을 완성하며 MR제거 앞에서 어김없이 가창력이 들통나는 아이돌그룹을 모아두고 패권을 가리자는 ‘너도 가수냐’는 ‘나는 가수다’의 출연가수들의 소름끼치는 가창력에 전율을 느낀 누리꾼들의 아이디어였다. 여기서 패러디는 또 한 걸음 발전했다. ‘나는 가수다’의 인기를 반영하듯 새로운 직업군을 들이밀었던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논란은 패러디를 무한 확장시켰다. 속도상으로 본다면 그 시작은 빨랐다. 방송 1회차, 녹화 3회차에 불거졌다. 쟁쟁한 가수들을 모아 놓고 서바이벌식으로 순위를 매긴다는 프로그램, 진정한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왔다는 프로그램이지만 '김건모를 필두로 한 가수들에게 과연 누가 평점을 내릴 수 있겠냐'는 것은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였다. 

우려는 고스란히 논란으로 이어졌다. 탈락자 조작 논란이 먼저였으나 20일 방송분이 보여준 것은 첫 번째 탈락자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이었다. 김영희 PD의 입에서 첫 번째 탈락자 김건모가 호명되자 청중과 출연가수들은 모조리 충격에 휩싸였다. 김건모 본인도 마찬가지였으며, 이소라는 눈물을 흘리며 녹화 중단을 요청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제동은 '재도전 카드'를 내밀었다. 제작진은 쉽게 받아들였고, 김건모는 고심 끝에 승락했다. 패러디가 만들어지는 순간은 여기에서 찾아왔다.

▶ ’김건모 재도전’에 패러디 봇물...’1박2일’부터 ’월드컵’까지=누리꾼들이 재미 삼아 던진 가벼운 패러디는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을 두고 이어졌다. 7명의 가수 가운데 가장 선배였던 김건모를 겨냥하며 ‘나는 선배다’ ‘네가 선배냐’ ‘무한 재도전’은 물론 ‘리바이벌 나는 가수다’ 등의 패러디물을 던졌다.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들을 기만한 결과라는 지적이 물밀듯 이어지니 누리꾼들은 불만 표출을 패러디물 만들기로 치환한 것이다. 급기야 한 포털 사이트 연예 게시판에는 ‘나는 가수다’의 경쟁 프로그램 ‘1박 2일’의 ‘나영석PD의 나는 가수다’라는 게시글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패러디는 대화체로 이뤄져있었다. 등장인물은 나영석PD, 김제동, 후배 가수들이었다. 나 PD는 ‘7위 탈락’을 말하고 김제동은 '재도전 안 되냐'고 제안한다. 단호한 나PD는 안된다고 했지만 김제동과 후배가수들은 끝끝내 매달린다. ‘1박2일’의 멤버들을 한 겨울에도 차가운 얼음물에 입수시키는 나PD다. 결국 그의 입에서 나오는 한 마디는 ‘실패’. ‘나영석PD의 패러디는 재도전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나는 가수다‘를 보기 좋게 비꼬았다.

이뿐만은 아니었다. ’나는 가수다‘의 월드컵 버전은 한 축구팬의 ’브라질 이변의 16강 탈락‘이라는 제목으로 탄생했다. ’어차피 월드컵이란 게 세계 축구팬들에게 더 좋은 축구를 보여 드리기 위한 자리이니만큼 브라질 선수팀이 원한다면 재도전의 기회를 드린다‘는 내용이었다.

가요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가수 김건모의 탈락과 탈락 번복, 재도전은 ’나는 가수다‘ 제작진이 외면한 서바이벌 제작 방식에 대한 비판이었으며 인터넷과 만나 급속도로 퍼져가게된 화제의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패러디는 프로그램을 시청한 누리꾼들의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시청자 우롱? 방송사의 얍실함?...프로그램 취지에 끝없는 일갈=이제 비판은 김건모 탈락을 두고 눈물을 흘리며 녹화를 중단했던 이소라에게로 향하고 있다. 급기야 그에게는 MC ’자질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작가 김수현은 김건모의 재도전에 대해“ 재도전 어쩌구 소리가 나오면서 순간 이건 무슨 소리? 분장실에서 자기들끼리 의논할 때. 하지마! 깨끗이 받아들여! 그래야 건모가 건모인거야! 결과는 재도전. 저런. 건모가 거모됐네. 쯔쯔 MBC 에이고오오 쯔쯔쯔쯔 탈락했어도 김건모는 김건몬데”라면서 프로그램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제목이라도 좀 연하게 뽑아주지 직격탄이라니. 나는 그의 퍼포먼스도 노래도 불만없었어요. 그저 평가단 있으나마나 만든 재도전을 급조하고 영리하게도 선택권은 가수에 넘긴 방송사 얍실함이 입맛이 썼고 우리의 건모씨가 멋지게 ‘노우’ 하기를 바랐을 뿐”이라면서 쓴소리를 남겼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 프로그램의 1위 발표 이후를 보니 확 짜증이 밀려오네요. 어쩌면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이렇게 후지게 만들 수 있는지. 존중받아 마땅한 음악인에게 다시 재도전의 기회를 준다는 미명하에 두 번이나 모욕감을 안겼다”면서 프로그램을 시청한 소감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재도전을 결정한 이상 프로그램의 취지를 끝끝내 뒤엎은 제작진을 향한 일갈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그것은 또다른 패러디물의 등장을 끌어내며 쉽사리 저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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