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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선 `가수' 김건모...청중단은 어떤 평가를?
‘나는 가수다’가 선보인 첫 번째 반전 카드 ‘김건모의 재도전’은 여러모로 후폭풍이 거셌다. 원칙을 파기하고 약속을 위반한 대가였다. 하지만 7명은 다시 한 무대에 섰다.

지난 20일 MBC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에서는 80년대 명곡을 재해석해 일곱 명의 가수가 최선의 무대를 꾸몄다. 7명 중 1명은 반드시 탈락, ‘이미 첫 번재 탈락자는 나왔다’며 공언됐을 당시 누리꾼 사이에서는 갖은 추측이 떠돌았고, 조작설이라는 ’음모론’도 불거졌다. 그 때만 해도 우려가 현실이 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기대를 모으며 포문을 연 본격적인 ‘나는 가수다’의 시작, 맛보기만으로도 ‘시선몰이’에는 이미 성공했으니 이어지는 본게임은 말할 것도 없었다. 기성가수들의 노래실력을 평가한다는 방식 자체가 ‘넌센스’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초미의 관심이 모아졌던 것은 이 쟁쟁한 7인 가운데 가장 먼저 탈락할 가수였다.

탈락자는 있었으나 탈락자는 없는 상황, 마치 스릴러 범죄 소설에서 범인은 있으나 ’범인없는 살인의 밤(히가시노 게이고)‘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가장 좋아하는 가수가 떨어졌다“며 눈물을 그치질 못하는 이소라, 입바른 소리 하기로 유명한 방송인 김제동의 재도전 제안은 프로그램을 애초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갔다. 물론 제작진은 “애초의 의도에서 위배된 것은 없다”고 했다.

제작진은 제안을 ’쿨하게‘ 받아들였다. 첫 번째 탈락자 ’국민가수‘ 김건모는 고심을 거듭한 끝에 제안을 수락했다. ’쿨하게‘ 제안을 거절하지는 못했다.

한 번 결정한 이상 이제 그들은 또 다시 7명으로 무대에 서야 했다. 제작진도 김건모도 번복하지 않는 상황이 도래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면서 ’최선을 다해 무대를 꾸미겠다‘는 다짐 역시 잊지 않은 것은 김건모였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김건모는 김건모다. 탈락 앞에서도 쿨해질 수 있어야하는 국민가수다. 김건모가 ’나는 가수다‘의 첫 번째 탈락자가 된다 해도 그는 여전히 국민가수 김건모다“라는 글들이 쏟아지며 그의 쿨한 사퇴를 기다렸음에도 그렇다.

이 같은 상황에 비난은 거세지고 비난의 목소리는 인터넷과 조우하며 ’나는 가수다‘에 새로운 패러디물을 만들어냈다. 상황은 더 커져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서는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김영희 PD는 ”원칙은 거슬렀지만 의도를 거스른 결정은 아니었다“면서 모든 비난은 제작진이 달게 받겠으니 앞으로를 지켜봐달라고 했다.

논란 속에서도 녹화는 마친 상황이다. 21일 오후 MBC일산드림센터에서는 여전히 7명의 가수가 500명의 청중평가단 앞에 다시 섰다. 

탈락자는 또 한 번 가려질 것이다. “충격적인 현장 분위기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나 김건모의 재도전으로 말미암아 수천개의 눈을 가진 시청자와 천 개의 귀를 가진 청중평가단의 신뢰는 깨어졌다.

김건모가 20일의 무대에서 탈락을 받아들이며 무대를 떠났다면 이는 물론 ’원폭급 충격‘ 버금가지만 애초에 무리가 따르고 미심쩍었던 프로 가수들의 노래실력을 평가한다는 컨셉트에 대한 신뢰는 얻게 됐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는 진짜 ’첫 번째 탈락자‘는 나올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건모가 아닌 제 3의 첫 번째 탈락자가 나올 경우, 프로그램은 또 한 번 ’어쩔 수 없이‘ 재도전 카드를 내밀어야 한다. 김건모에게 재도전 카드를 제시하며 약속한 것은 출연 가수들 모두에게 한 번씩의 재도전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여전히 재도전을 수락하느냐 마느냐의 선택의 기로에 놓인 출연 가수들, 김영희 PD는 이와 관련 “시청자분들이 모두 재도전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보시지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서 “웬만해서는 재도전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탈락자는 계속 나올 것이고 새로운 가수의 투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켜볼 일이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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