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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건 회장 인터뷰>“청렴도 제고 처절한 조직혁신…국민 믿음 다시 찾았죠”

  • 취임 100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향후 계획은
  • 기사입력 2011-03-27 09:51 |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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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캠페인 목표액 94% 달성

지난해 모금액도 우려딛고 증가

대지진 참사 日에 50만弗 지원도


연고지 상피제로 토착비리 차단

문제 발생땐 즉시 퇴출제 실시

직원들도 기부동참에 열정적


‘붉은 열매 셋’으로 표현되는 ‘사랑의 열매’는 1970년대부터 ‘따뜻한 겨울’의 상징이었다. 40년간 우리의 겨울을 지켜온 열매인 만큼 그 가치는 소중하다. ‘사랑의 열매’ 핀이라도 꽂고 다니면 착한 사람의 범주에 든 것 같아 뿌듯하다. 이 소중한 열매가 지난해 가을 상처를 입었다. 이 상처에 가장 아파하던 인사 중 한 명은 바로 이동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다. 중견 그룹 부방의 총수를 맡으면서도 세계 최고의 봉사단체인 국제로타리 회장까지 역임할 정도로 ‘나눔’을 인생의 핵심 가치로 여겼던 그는 이 열매가 모금회에 대한 감사 문제가 불거진 직후 ‘구원투수’로 회장직을 맡았다. 모금회장은 비상근이지만 그는 “상근, 비상근은 관계가 없다”고 한다. 이는 ‘사랑의 열매’의 브랜드 가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헌신하겠다는 다짐이다. 회사 일이 많아도 사랑의열매가 늘 눈에 밟혀 바깥 회의나 손님과의 점심회동이 끝나면 모금회로 달려온다는 그에게서 싱싱한 열매를 맺도록 하기 위한 강한 열정이 느껴졌다.

이동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어려운 상황임에도 지난해 모금에 참여해주신 국민께 감사를 드린다고 운을 뗐다. 모금회 감사 파동이 있었음에도 3395억원을 모금해 전년보다 77억원이나 증가했다. 그는 올해 신뢰 및 투명성 확보에 진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취임 100일을 맞았는데.

▶벌써 그렇게 됐다. 작년 12월 중순 부임했더니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희망 2011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었다. ‘사랑의 열매’라는 소중한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급했기에 분주히 보냈다. 아직 취임식도 정식으로 하지 못했다. 믿음이 다시 싹트면서 ‘희망 2011 캠페인’에서 2112억원을 모았다. 목표액(2242억원)의 94.2%다. 애당초 우려를 깬 것이다. 국민께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연간 모금액은 3395억원으로 2009년(3318억원)보다 77억원 증가했다.

-청년시절부터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들었다. 

▶부끄럽다. 어떻게 하다 보니 이런 일에 앞서 가게 됐다......
부끄럽다. 어떻게 하다 보니 이런 일에 앞서 가게 됐다. 그냥 평범하게 봐주시면 되겠다. 기업 경영을 하시던 선친의 봉사단체(로타리클럽) 활동을 도왔을 뿐이다. 기업인은 주주와 임직원을 위해 자나깨나 돈 벌 궁리를 한다. 남을 위해 돈 쓸 기회를 가지는 일은 마음의 행복을 주는데, 기업인에게는 그럴 기회가 많지 않을 수 있다. 함께 봉사하던 기업인들끼리 “우리 돈 쓸 궁리도 치열하게 해보자”는 말을 나눈 적이 있다. 봉사는 ‘굿 비즈니스’를 ‘잘(well)’ 실행하는 것이다. 나 보다 못한 사람, 고통 받는 사람, 소외된 사람들을 선의의 손길로 일으켜 세워 삶의 질을 높여 함께 걸어가는 일,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모금회 회장직으로 일하는 동안 내 돈 써서라도 한 시절 열심히 해보고 싶다.

-봉사의 기쁨을 안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도덕적 의무)’가 확산될 것 같은데.

▶봉사의 기쁨이라든지,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내겐 어울리지 않는다. 내가 나고 자란 경주 양동마을에선 맛있는 과일 하나라도 아이들이 먹으려 들면 부모들이 “손님 드려야지”라고 하면서 늘 손님 우선을 강조하셨다. 멀리서 손님이 방문하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여비를 꼭 줘서 보낸다. 그런 모습에 숨어 있는 마음. 그것이 나눔의 출발점은 아닐지 감히 말씀드려 본다.

-이웃 나라 일본이 어렵다. 국내 일본 돕기 모금 열기가 뜨거운데, 일본 모금회와 소통을 하고 있나.

▶먼저 일본 국민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지진 발생 직후 13일 50만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14일부터는 헤럴드경제를 비롯한 언론사들과 함께 적극적인 모금활동을 펼쳐 적십자사 등까지 합치면 600억원쯤 된다. 여든이 넘으신 독립유공자 이윤철 님은 직접 모금회를 찾아 “아픈 과거가 있긴 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더 저들을 위로해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기부하셨고,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인 최신원(59) SKC 회장은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사람의 참된 도리”라면서 5000만원을 전달하셨다. 현재 일본 모금회와 수시로 연락하면서 전달 방법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ㆍ일 양국간 진정한 신뢰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

-요즘 모금회의 화두는 이 회장께서 강조하신 대로 ‘쇄신’인 것 같다.

▶‘세 알의 빨간 열매’ 브랜드의 가치는 참으로 크고 지고지순한 것이다. 이 소중한 브랜드가 상처를 입었으니,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당연히 올해는 ‘쇄신’ ‘투명’ ‘청렴’ ‘신뢰’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한 해 평균 2만5000여개의 사회복지기관, 400여만명의 이웃에 대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수많은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빛을 준 기관이다. 인력이 넉넉한 상황은 아니지만, 조직을 30% 줄였다. 연고지 상피제도를 통해 토착 비리의 소지도 차단했다. 문제 직원 즉시퇴출제와 문제가 된 액수의 3배를 물도록 하는 징계부가금제도 시행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컨설팅도 신청해 진행 중이다. 투명성 강화를 위한 기부금 피드백 서비스도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모금회 사무실 분위기가 사뭇 분주하다.

이동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어려운 상황임에도 지난해 모금에 참여해주신 국민께 감사를 드린다고 운을 뗐다. 모금회 감사 파동이 있었음에도 3395억원을 모금해 전년보다 77억원이나 증가했다. 그는 올해 신뢰 및 투명성 확보에 진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원래 이렇게 바삐 움직인다. 모금한 돈을 기부자의 뜻에 맞게 또는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배분하고, 연구하며, 나눔의 뜻을 가진 분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회사를 경영하지만, ‘사랑의 열매’를 맺는 일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이곳이 늘 밟힌다. 직원들이 불편할지는 몰라도 비상근답지 않게 여기 와서 “이것 해라. 저것 해보자”고 한다. 우리 직원들의 사명감은 그 어느 기관보다 강해야 한다. 기본 업무 외에 봉사활동도 다니고 기부도 한다. 나도 1000만원 정도 기부했다. 사무총장도 매월 급여에서 100만원을 기부하고, 직원들도 몇 년 전부터 자발적으로 참여해오던 직장인 정기 기부 프로그램인 ‘한사랑 나눔 캠페인’에 더욱 많은 정성을 보이고 있다. 월급은 적지만 일을 많이 하는 것은 이런 일에 종사하는 분들의 숙명이자 사명이다.

-우리나라엔 워런 버핏, 빌 게이츠 같은 분은 없나.

▶며칠 전 공동모금회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2차 총회에서 그분들의 흐뭇한 표정이 참으로 좋아 보이더라. 국내에도 이름 공개를 꺼리며 큰돈을 내는 분들은 있다. 하지만 아직은 성공한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선진국에 비해 약하다. 미국의 경우, 최고 부유층 10%의 기부금이 개인 기부 전체 총량의 50%가량을 차지한다. 사회지도층이 어려운 곳을 먼저 보듬으려는 노력과 의지가 중요하다. 어린 시절부터의 나눔의 마음이 몸에 배도록 미국과 영국처럼 정규 교과과정 속에 기부와 자원봉사를 넣었으면 한다. 정리=류정일 기자/ryus@ 

대담: 함영훈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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