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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정리 안된 국책사업…전국이 쪼개질판
과학벨트 6개 지자체 격돌

LH본사이전 영·호남 대립


동남권 신공항 논란으로 정국이 펄펄 끓고 있지만 앞으로 남은 국책사업의 교통정리 문제는 더 큰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문제는 폭발직전의 화약고나 다름이 없다. 다음달 5일 과학벨트특별법 발효 뒤 곧바로 정부의 입지선정위가 구성될 예정이나 각각의 이해에 따라 지자체와 정치권이 크게 들썩이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이 영남의 남북 간 전투라면 과학벨트는 매머드급 규모로 전국이 쪼개질 위기에 놓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LH(옛 주공ㆍ토공)공사 본사 이전에 원전부지, 국책사업은 아니지만 호남의 남북 간 갈등으로 격화되고 있는 호남공항 문제도 폭발 직전이다.

과학벨트는 당초 이명박 대통령의 충청권 대선 공약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과학적인 기준과 원칙에 따라 심사하라며 사실상 입지 재검토를 시사하면서 지자체 간 경쟁으로 비화했다. 충청권뿐 아니라 경남, 경북, 경기, 전남, 전북까지 6개 지자체가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과학벨트는 7년간 예산만 3조5000억원에 중이온 가속기와 세계 최고수준의 기초과학원을 설립해 첨단복합단지를 개발한다는 게 골자다. 향후 20년간 국민경제에 235조원대의 생산유발효과와 3조5000억원대의 부가가치, 7만7000명의 고용 창출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 각 지역에 분산하자는 얘기도 흘러나와 취지가 퇴색될 가능성도 있다.

LH 본사 이전은 영ㆍ호남 지역갈등의 불씨다. 당초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주공과 토공이 각각 경남 진주와 전북 전주 이전을 계획했지만 두 기관 통합으로 본사가 어디로 갈지 첨예한 갈등요인이 됐다.

국토위의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와 정부 국회가 모두 의견이 제각각이나 분산배치 쪽이 갈등을 줄일 해법”이라고 말했다.

원전 부지 문제도 강원 삼척, 경북 영덕, 울진이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반기 중 2곳을 선정할 예정이나 지경부의 구체적인 매뉴얼이 없어 지자체 간 경쟁만 격화하고 있다. 총사업비 3조원에 특별지원금 1000억원이 지원된다.

호남 공항은 국책사업은 아니지만 호남의 전남북간 갈등요인이다. 군산공항의 국제선 취항 가능성을 놓고 광주ㆍ전남 단체장이 지난 23일 ‘반대 건의문’을 내면서 촉발됐다. 무안공항의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게 이들의 반대 이유지만 전북도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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