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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교육 프로젝트, 내일을 열다>수능 1등 장성군 뒤엔 장성고가 있다

  • 기사입력 2011-04-0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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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2011학년도 수능성적 표준점수 결과는 놀라웠다. 대한민국 ‘교육의 1번지’인 강남을 꺾고 전남 장성군이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장성군은 평균 표준점수가 언어 116.5점, 수리 가 113.9점, 수리 나 125.1점, 외국어 119.6점 등으로 수능 전영역에서 1등을 차지했다.

장성군이 이런 영광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장성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장성군 내 위치한 4개 학교 중 장성고만 유일하게 일반계 고교인 탓에 장성고 평균 성적이 장성군 성적으로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성고는 2005년 수능 성적 공개 이후 줄곧 상위 20위권을 유지하며 14년 연속 졸업생 전원이 4년제 대학 입학이라는 기록을 세우는 등 훌륭한 성과를 보인 학교다.

시골학교인 장성고가 이같은 성과를 낸 비결은 무엇일까. 황의갑 장성고 교감은 “공부만 하는 학교는 학생들에게 매력이 없다”며 “아이들이 원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면학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말했다. 즉 공부만 하는 학교를 지양하니 오히려 학생들의 성적이 좋아진 것이다.


▶체육교육으로 인성과 건강을 한번에=장성고의 최대 목표는 공부만 하는 학교 보다는 학생들이 즐겁게 지낼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장성고는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하고 있다. 입학식이나 졸업식, 체육대회 등 교내 행사를 학생들이 주도하도록 했다. 주요 행사 때마다 학생회는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행사 당일 사회도 학생 대표가 본다. 행사 이후 평가도 학생들에게 맡겨 다음 행사 때 미흡한 점을 보완한다. 이에따라 학교행사는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요식 행사가 아니라 기다려지는 이벤트가 됐다.

장성고는 또 체육 교육을 적극 활용해 학생들의 ‘건강’과 ‘인성교육’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고 있다. 정부의 ‘1교1운동’ 정책에 따라 검도부를 육성하게 된 장성고는 검도부 코치와 감독 등 전문가를 활용해 일반 학생들에게도 검도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학생들을 위해 교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장성고 학생 중 희망자는 누구나 졸업할 때 검도 유단자가 될 수 있다.

또 체육대회 종목도 다른 학교들과 다르다. 체육대회 하면 보통 이어달리기, 배구, 농구 등을 떠올리지만, 장성고는 깃발뺏기, 놋다리 밟기, 여왕벌, 지네발 경주 등을 한다. 즉 모든 학생들이 참여해야 하는 전통놀이를 체육대회 종목으로 채택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장성고의 체육대회에서는 선생님 몰래 교실로 들어가거나 나무 그늘에 모여 딴짓을 하는 학생들을 찾아볼 수 없다.

장성고 관계자는 “전통놀이는 승리보다는 단체의식을 요구해 체력과 협동심을 기르는데 아주 유용하다”고 전했다.


▶맞춤형 수업은 기본=다른 명문 고교들처럼 장성고에도 맞춤형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영어 교과는 ‘영어전용교실제’를 운영해 AㆍBㆍC그룹으로 나뉜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상위권 학생만 키우는 소수정예 입시교육이 아니라 전체 학생들을 안고가는 ‘동행 교육’은 장성고만의 특장점이다. 다른 과목에 비해 영어나 수학 점수가 떨어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ㆍ수 집중반을 운영하고 있다. 진단고사와 선발고사, 성취도 평가 등 6개의 성적자료를 토대로 집중반을 구성한 뒤 방과후 1시간씩 집중 지도를 하고 있다.

상위권 학생의 경우 영어ㆍ수리 토론반을 운영 중이다. 20명으로 구성된 토론반은 4조로 나뉘어 교재에 나온 문제를 함께 연구한 후 조 대표가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다른 조 학생들이 연구 결과에 대해 반박하고 이의를 제기하면 발표 조는 이들의 질문에 다시 답변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토론반의 수업 방식 덕분에 학생들은 최근 대학들이 비중을 높이고 있는 심층면접에서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장성고는 방학 때에는 ‘교사 실명제 희망선택 수업’을 운영한다. 정규 수업 이외에 학생들이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과목이나 단원을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수업의 경우 교사의 이름이 공개돼 학생들은 교사도 선택할 수 있다. 즉 과목과 교사를 학생들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사설 학원의 시스템을 일부 차용한 것이다. 만약 특정 과목에 학생들이 몰려 교내 교사들로 수용하기 힘들 경우 외부 강사도 초빙한다. 덕분에 방학 보충수업의 학생 참여도는 98%에 이른다.

▶학생과 교사가 함께 공부하는 학교=장성고는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도 함께 공부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과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교사들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장성고가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만든 대표적인 것이 바로 ‘월요스쿨’이다. 교사들은 월요일마다 특정 주제에 전문성을 가진 강사를 초청, 강연을 듣고 토론을 한다. 입시 전문가에게서 듣는 수능 영역별 공부의 비법은 물론, 사교육 없는 학교에 대한 다큐멘터리, 아이들 교수비법에 대한 강의 등 다양한 주제가 월요스쿨에 등장했다.

장성고는 또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내 수업 동영상 갖기 운동’을 하고있다. 교사들이 캠코더 등으로 촬영한 자신의 수업을 보고, 수업 중 버릇이나 동작, 말투 등의 문제를 발견하고 교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촬영된 동영상은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 학생들도 시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교사가 불가피하게 출장을 갈 경우 먼저 수업을 진행한 다른 반의 수업을 촬영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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