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모처럼 아파트 신규분양 큰장이 서고 있지만 연내 분양물량이 단 한가구도 예정돼 있지 않은 ‘시계 제로’지역도 있다. 신규분양이 전무한 지역의 경우, 공급부족으로 인해 전세가 및 매매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아직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수요자라면 미분양 단지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미분양 중에서도 입지여건이 좋은 대단지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미분양 소진 속도가 빨라질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도 형성될 수 있어 더욱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곳곳에 주목할만한 미분양아파트가 숨겨져 있다. 한진중공업은 광명시 광명동 광육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지난 3월 1267가구(81~173㎡ㆍ일반분양 343가구)를 공급했는데 현재 중대형(153~173㎡) 일부가 남아 있다. 5~10분 거리에 광일초등, 광남중, 명문고 등 교육시설이 밀집해 있다. 입주는 올 9월이다. 단지 서쪽으로 목감천이 흘러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벽산건설이 안성시 공도읍 만정리에 지은 ‘벽산블루밍’은 전체 1378가구 중 단 58채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안성인터체인지를 통한 경부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하고 38번국도와도 가깝다. 2017년 제2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교통여건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어서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LH가 지난 2009년 군포시 당동2지구 C1블록에서 공급한 단지도 있다. 128~194㎡형으로 구성된 전체 489가구 중 20%가 미분양됐다. 지구 남쪽 영동고속도로 동군포인터체인지와도 가까워 40분이면 강남권으로 이동 가능하다. 특히 산본 신도시와 인접해 상권 및 다양한 시설을 공유할 수 있다.
지방 대도시도 눈길을 끈다. ‘청약 강세’ 도시로 등극한 부산에도 알짜 미분양아파트는 있다.
포스코건설은 부산 진구 부전동 537의 9번지 일대에 짓는 ‘서면 더샵 센트럴스타’을 공급 중이다. 총 1360가구(129~395㎡)로 구성됐으며 현재 20%가 미분양 물량이다. 부산지하철 1, 2호선을 도보권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에 위치해 있으며 올해 6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이 지난해 10월 대구 달서구 유천동에 공급한 ‘AK그랑폴리스’는 82~141㎡, 총 1669세대 대단지 아파트로 30% 정도의 미분양분이 남아있다. 대전 대덕구 평촌동에는 신일건업이 시공을 맡은 중대형아파트(미분양분 133~153㎡) 30가구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김민현 기자/ki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