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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부토건 법정관리... 1조원대 헌인마을 신기루였나
삼부토건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신청에 이어 그 여파로 동양건설산업까지 휘청하면서 집한채에 30억원씩 모두 1조원대 ’헌인마을’개발이 좌초될 상황에 처했다. 자본잠식에 들어간 시행사, 4200억원대 PF대출을 못 갚는 시공사 등 개발사업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 대모산 아랫자락 고급타운하우스는 최악의 경우 물거품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헌인마을 개발사업은 1~2년전부터 인허가와 토지매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기론이 불거져왔다. 최초 설계 계획은 대지면적 330~600㎡ 크기의 단독주택 67가구, 7층 높이의 전용면적 165~297㎡ 아파트 285가구 등 총 352가구를 짓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린벨트로 둘러싸인 지역에 5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지적으로 당초 계획보다 101가구 줄여 단독주택ㆍ3층 이하 연립주택(총251가구)로 변경됐다. 이에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난관에 봉착하면서 아직까지 실시계획인가를 받지 못해 착공초자 못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토지매입이다. 전체 부지 13만㎡ 중 시행사가 매입한 토지는 70% 정도. 나머지 30%는 지주의 반대로 매입하지 못해 수십억원의 금융비용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부토건 측에 따르면 개발에 찬성하는 주민들로부터 3.3㎡당 800만원대에 토지를 사들였는데,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두 배인 1500만원 정도를 부르고 있어 매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나머지 토지를 돈을 더 들여서라도 산다면 사업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절반 가격에 판 70%의 찬성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령 이 금액으로 토지를 산다고 해도 이는 나중에 분양가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개발사업 발표가 날 당시 알려진 분양가는 아파트가 3.3㎡당 3000만원, 단독주택은 3700만원에 1가구당 30억~50억원대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따라 토지매입비용이 분양가로 전가된다면 향후 분양된다고 해도 대거 미분양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밖에 시행사와 시공사간 내부갈등도 암초로 지적되고 있다. 당초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은 PF대출 만기연장을 꼭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우리강남PFV측에서 여기에 합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헌인마을은 1960년대 초 나환자촌이었다가 이후 가구단지와 판자촌으로 바뀌면서 구룡마을 등과 함께 강남권의 대표적 무허가 판자촌으로 불려왔다. 강남에 남은 미개발 용지였던 이곳은 자연녹지지역이었지만 지난 2003년 1, 2종 전용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되 친한경 주거단지로 각광받아 왔다. 인근에 세곡천이 흐르고 대모산과 인능산 아래 위치하며, 북쪽에는 보금자리주택 세곡지구와 세곡2지구가 들어서 있다.

<정태일 기자@ndisbegin>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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