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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아기, 빨리 걸으면 좋다고요? 무리한 걸음마에 허리 굽어요
화창한 주말 오후, 길을 걷다 주위를 둘러보면 아이를 안은 엄마, 아빠나 아이의 손을 잡고 산책을 하는 가족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이의 척추와 척추 주변의 근육들이 형성되기 전에 무리하게 걸음마를 시키거나 아이를 잘못 안게 되면 아이의 척추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기의 척추건강을 해치는 엄마의 잘못된 육아상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김용 원장의 Q&A를 통해 알아본다.

▶걸음마 일찍 떼는 우리 아이의 허리는 튼튼하다? = 흔히 아이가 걸음마를 빨리 하면 아이가 건강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아기가 빨리 걸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일찍 걸음마 연습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아기의 척추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전에 무리하게 걸음마를 시키게 되면 척추의 만곡 형성에 방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

보통 아기는 생후 3~4개월에 목을 가누고, 6~7개월에 허리 젖히기를 할 수 있으며, 9~10개월에 일어서게 된다. 아기는 목을 가누기 시작하면서 목의 c자 커브가 만들어지고, 허리를 젖힘으로써 요추의 곡선이 생긴다. 이때부터 척추 사이의 디스크도 체중의 부하를 견디는 훈련을 하게 된다. 이 과정은 척추기립근을 발달시켜 스스로 일어서고 걷을 수 있게 되는 중요한 과정이다. 아기는 이때 평생 사용할 척추의 모양을 만들고, 최초의 허리 근육을 발달시키게 된다.


아기가 기어 다닐 때는 고개를 들고 허리를 낮추는 자세를 취하기 때문에 허리와 목에 자연스런 커브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야만 올바른 모양의 척추가 형성되고 튼튼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성장과정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걸음마를 하게 되면 척추가 아기체중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해 척추의 만곡 형태가 변형돼 비정상적인 만곡을 이루게 된다. 이를 ‘이상 만곡’이라고 하며, 만곡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척추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허리병을 앓기 쉽다.

김 원장은 “엄마들은 다른 아기들보다 늦게 걸음마를 한다고 해서 조급한 마음에 억지로 걸음마를 시키지 않아야 하고, 아기가 충분히 기고 난 후 걸음마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행기 태우면 일찍 걷는다? = 아기를 보행기에 일찍 태우면 걷기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척추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엄마들이 보행기에 아기를 태우는 시기는 언제부터일까? 아기 개개인의 성장발달에 따라 달라져야 하지만 실제로 엄마들은 아기의 성장이나 발달과는 상관없이 보행기에 태우는 경우가 많다.

2003년 ‘보행기가 유아 운동발달에 주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보행기를 사용하는 이유로 50.3%가 ‘엄마가 편리해서’, 31.2%가 ‘걷기에 도움이 되므로’, 10.6%가 ‘아기가 좋아해서’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아기가 척추를 지탱할 힘이 생기기 전에 아기를 보행기에 태우게 되면 건강한 척추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장 올바른 보행기 사용시기는 언제부터일까? 보통 엄마들은 개월 수를 따져 아기용품을 구입해 사용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발달속도다. 즉, 개월 수에 연연하지 말고 아이가 언제 허리를 가눌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보행기 사용은 허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을 만큼 혼자 힘으로 허리를 가눌 수 있을 때가 좋다.

하지만 허리를 가눌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해서 무조건 보행기에 태워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김 원장은 “허리를 가눌 수 있다고 해서 성급하게 보행기에 앉히려 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근력을 발달시켜나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업어 키운 내아이 ‘O’자 다리 만든다 = 아기는 앞으로 안거나 뒤로 업을 때 보통 다리가 벌어지게 된다. 장시간 반복적으로 다리를 벌린 자세로 있게 되면 골반과 고관절이 내회전하면서 ‘O’자 다리(오다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문제는 단지 오다리가 아닌 오다리로 인해 체형에 변화가 생기거나 질환의 위험성이 더 높다는데 있다. 어렸을 때 오랜시간 다리를 벌리는 자세로 인해 골반과 고관절 등에 영향을 줘 청소년기가 돼서도 잘못된 자세나 습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또 오다리가 되면 외형적으로 좋지 않을뿐더러 바른 걸음걸이도 되지 않는다. 고관절이 내회전되기 때문에 균형이 깨지면서 비뚤어지게 되고 골반과 척추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상적이지 못한 걸음걸이가 무릎관절에 무리를 주고 이는 발목에도 영향을 미쳐 허리에까지 부담을 줄 수 있다.

갓 태어난 아기는 스스로 편안하게 몸을 통제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아기를 안을 때는 안정된 자세로 올바르게 안아야 한다. 김 원장은 “아기를 안을 때는 엄마의 팔목이 아닌 팔꿈치 안쪽으로 목을 잘 받쳐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때 손바닥으로는 엉덩이를 받쳐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아기의 몸이 아래로 처지지 않고 편평하게 누운 것과 같은 자세여서 아기를 안을 때 가장 안정적이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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