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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루 “당신이 알고 있는 이루는 잊어달라”
“저 보기보다 말도 많고 얘기하는 거 좋아해요. 성격이 우울하고 소심해 보인다 하시는데 굉장히 밝아요.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파파보이’도 아니고요.(웃음)”

가수 이루(28)가 컴백했다. 큰 상처를 치유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빨리. 27일 ‘필 브랜드 뉴(Feel Brand New)’라는 의미심장한 타이틀의 미니앨범을 들고 팬들 곁에 돌아왔다. 날선 질문에도 한없이 담담했던 이루를 지난 21일 만났다.

“우울하고 답답하고 불쌍해 보이는 아이. 그런 이미지를 벗고 싶었어요. 이번엔 따뜻하고 밝은 느낌으로, 경쾌한 음악에 맞춰 무대를 즐기고 싶어요. 6년간 슈트만 입고 무대에 올랐는데 스타일도 확 바꿨어요. 보다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으로.”

이루가 변했다. 스스로 필요에 의해서이기도 했고, 여러모로 답답했던 상황의 타개책이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그의 또 다른 시작이 담긴 회심작이다. 매 앨범에 자작곡을 넣었지만, 이번엔 한 번도 호흡을 맞추지 않았던 작곡가들로부터 곡을 받았다. 기존 발라드곡에서 미디엄 템포의 경쾌한 곡으로 변화를 줬다. 살을 뺐고, 헤어스타일과 의상도 확 바꿨다.

‘흰눈’ ‘까만안경’ 등 감미로운 발라드곡으로 인기를 얻어온 이루는 히트메이커 김도훈, PJ, 최갑원과 만나 변화를 시도했다. ‘이루표 발라드’를 벗어나 템포 있는 곡으로 바꾸고, 보컬에도 변화를 줬다. 특유의 담백한 목소리에 보다 풍부한 감성을 더했다.

타이틀곡 ‘촌스럽고 유치하게’는 김도훈과 PJ의 공동 작곡으로 탄생한 곡이다. 이루는 사실 복귀를 염두에 두지 않은 상태에서, 이 노래를 듣고 빠른 복귀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 곡이라면 변신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멜로디가 귀에 확 감겼고, ‘촌스럽다’ ‘유치하다’는 표현 잘 안 쓰잖아요. 뭐랄까, 구수한 느낌이 들고. 제목만 들어선 장르도 가늠이 안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좋았어요.”



처음으로 다른 작곡가, 프로듀서와 일하면서 음악 견해도 다양해졌다. 보컬리스트로서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과정도 보다 치밀해졌다. “목소리가 꾸밈없다고들 하셨어요. 기교도 없는데 편안한 목소리를 가진 것은 가장 큰 장점이라고. 박효신 씨나 나얼씨처럼 화려한 테크닉은 못하지만, 편하게 질리지 않고 들을 수 있는 목소리래요. 하지만 ‘흰눈’이나 ‘까만안경’에서는 음폭이 그리 크지 않았거든요. 이번에는 음폭을 확 키웠고, 호소력이 짙어졌어요.”

그는 반복해서 ‘변화’를 얘기했다. 작사ㆍ작곡, 뮤직비디오 감독까지 척척 해낼 정도로 다재다능한 모습을 갖춘 그였지만 뮤지션으로선 많이 부각되진 않았다. 사람들은 가수 이루를 태진아의 아들로 먼저 떠올린다. 보컬리스트로 뛰어난 실력을 갖췄지만, 아버지의 후광효과로 가수가 된 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이에 대해 이루는 “앞으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진짜 모습을 보여주면 될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이제 가수를 넘어 싱어송라이터, 프로듀서까지 내다보는 그의 음악 열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내비치겠다는 각오다.

그는 “아버지 태진아라는 큰 이름에 가린 ‘이루만의 독특한 매력과 개성은 뭘까’ 끊임없이 탐구 중”이라며 “파파보이란 이미지를 확실히 깨고 싶다. 이제 이루 자체의 영향력은 얼마나 되는지 실험하고 싶다. 편견을 ‘깨고’ 싶다기보단 내가 부각되면 자연스럽게 편견이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존의 이루 모습을 벗어던지려는 생각은 스타일 변화로도 이어졌다. 그동안 고수해온 슈트를 벗고 루스한 니트를 걸쳤다. 184cm의 훤칠한 키에 탄탄한 근육으로 다져진 몸매는 ‘내가 알던 이루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남성미를 풍긴다.

“남자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몸을 과시하거나 터프한 행동을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나이 든 남자가 중후한 멋을 내는 것처럼 다양한 남성미가 있는 거죠. 전 장동건 송승헌 씨처럼 조각 같은 미남도 아니고. 짐승 같은 남자가 있는가 하면, 한없이 기대고 싶은 세심하고 마음 따뜻한 남자도 있잖아요. 전 후자에 가까운 것 같아요.(웃음)”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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