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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의 대중문화비평>‘비덩’만으로는 2% 부족…일요예능 새캐릭터로 승부
역시 ‘나는 가수다’의 힘은 셌다. 한 달 만에 재개된 ‘나는 가수다’의 영향으로 ‘우리들의 일밤’은 다시 두자릿수 시청률로 껑충 올라섰다. 한 주 전에 비해 무려 배 이상 시청률이 상승했다. 같은 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해피선데이’와 ‘일요일이 좋다’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공교롭게도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사진〉과 ‘일요일이 좋다’의 ‘런닝맨’에서 비주얼을 담당하던 멤버들이 각각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남자의 자격’의 이정진과 ‘런닝맨’의 송중기는 모두 원년 멤버로 각기 비주얼을 담당해왔다. 하차의 표면적 이유는 둘 다 본업인 연기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연기와 예능을 병행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두 분야에서의 활약이 시너지를 일으킨다면 두 분야를 병행하는 건 오히려 권장 사항이 돼버렸다. 실제 이승기는 무리한 일정임에도 연기와 음악활동, 두 개의 예능( ‘1박2일’과 ‘강심장’)을 거의 병행하기도 했다.

이정진은 예능에서 외모는 준수한데 말이 너무 없는 캐릭터다. 그래서 ‘비덩(비주얼 덩어리)’이라는 말로 캐릭터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자연스럽다는 느낌은 주지만 ‘얼굴마담’ 이상 역할을 못해내 ‘비덩’에서 ‘비존재감’이 돼버렸다.

예의가 바른 것까지는 좋은데 이경규 등 선배들에게 자신의 의사를 활발하게 표현해 화합하든 갈등을 빚든 어떤 상황들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 점에서 이정진은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남격’ PD가 이정진 후임자로 전현무를 기용하며 “장난꾸러기가 필요했다”고 말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된다.


중기는 이정진과 같은 비주얼 담당이지만 예능에서의 캐릭터는 서로 다르다. 송중기는 워낙 열심히 예능에 임한다. 의욕을 너무 많이 보여 탈일 때가 있을 정도다. 의욕을 보이다 맥을 끊어놓을 때도 있다. 송중기는 바른 청년 이미지에 너무 깨끗하게 생겼다. 그래서인지 망가져도 망가진 것처럼 보이지 않고 반듯해 보인다. 이게 예능에서는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어쨌든 두 사람의 하차는 프로그램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겠다는 의지와 맞물려 있다. 서바이벌 예능이 승승장구하며 치고 올라오는 지금은 기존 예능들이 과거의 포맷을 그대로 사용하다가는 훨씬 더 낡아 보이게 마련이다. 이미 양준혁을 투입한 ‘남자의 자격’은 전현무가 가세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1인자 이경규의 입지를 흔들 정도의 캐릭터가 필요하다.

엄태웅이라는 새 피가 수혈되며 안정을 되찾아가는 ‘1박2일’도 멤버와 나영석 PD가 만들어내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여배우 특집, 개인전으로 진행될 시청자투어 3탄 등을 기획하고 있다.

‘런닝맨’은 제작진과 멤버 간에 두뇌게임을 벌이면서 새로운 변주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일요일 저녁 지상파 3사의 경쟁으로 시청자들은 더욱더 긴장도도 있고 흥미진진한 예능을 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지금 예능은 새로운 포맷과 영역으로 들어가야지, 익숙한 것만 하면 안 된다. 그것이 오래 버티는 노하우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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