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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산불’, 제작비 8억 대작으로 재탄생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연극 ‘산불’이 제작비 8억원의 대작으로 재탄생한다.

‘산불’은 사실주의 연극의 대가로 평가받는 극작가 겸 연출가 차범석(1924~2006)의 대표작. 올해 그의 5주기를 기념해 연극계 간판 연출가와 스타 배우들이 뜻을 모아 ‘산불’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6월 5일~26일)에 올린다. 연극계 거장 임영웅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고, 강부자와 조민기, 장영남, 권복순, 서은경 등의 배우가 출연한다.

주로 소극장이나 중극장 위주로 발전해온 연극이 국립극장과 같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것은 흔치 않은 일. 임영웅 연출가는 12일 오후 남산드라마센터에서 열린 연극 ‘산불’ 간담회에서 “어느 순간 연극의 참맛과 깊이를 알릴 수 있는 대형 연극이 자취를 감췄지만, ‘산불’은 원래 대형무대를 위한 연극이었다. 대극장 무대를 통해 리얼리즘 연극의 진수인 ‘산불’이 가진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비 8억원으로 빚어진 사실감 넘치는 무대는 큰 볼거리다. 6ㆍ25 전쟁 후 피폐해진 소백산맥의 부락과 대나무숲, 불타는 산, 계절의 변화 등을 영상 활용 없이 100% 연극 미학으로 표현한다. 무대 위에는 실제 대나무 200그루가 세워지고, 조명과 음향을 활용해 대형 산불로 타들어가는 마을의 모습을 실감나게 재현한다.

대형 뮤지컬이 상업적으로 각광받는 분위기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 받아온 연극에 거액의 제작비를 투자한 것도 이례적인 ‘사건’이다. 제작사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대극장 뮤지컬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연극에서도 중장년 관객을 흡수하고 싶어 도전과 모험을 하게 됐다”며 “무대 메커니즘의 고급화를 위해 8억원의 제작비를 들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 차범석의 대표작 ‘산불’은 한국전쟁으로 여자들만 남은 두메산골에 한 남자가 내려오면서 벌어지는 여인들의 심리와 욕망을 세밀하게 묘사한 사실주의 연극이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세밀한 관찰이 돋보이는 수작으로, 지난 50여년간 연극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 오페라 뮤지컬 등으로 제작되며 생명력을 이어왔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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