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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저씨 누구세요?”…‘돌아이’ 그많던 팬들은 어디로…
아이돌 팬덤의 허와 실
HOT·god 등 원조 아이돌

한때 100만 팬클럽 명성

10대팬 나이들며 떠나고…

스타도 그룹해체 등 아픔

‘가창력 떨어진다’ 편견속

재결합해도 성공은 미지수




케이팝(K-pop)이 대세인 요즘 새로운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나오는 만큼이나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아이돌 출신 가수들의 설 무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솔로 활동으로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성공한 사례가 없진 않다. 하지만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던 팬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예전 같지 않은 관심 속에 고군분투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돌아온 아이돌 스타’들의 경쟁력은 신한류 세대뿐만 아니라, 방송사들이 만들어내는 오디션 스타에게도 밀릴 판이다. H.O.T, god의 재결합이 종종 뉴스에 오를 때가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예측할 수 없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국내 대중음악사에서 아이돌은 1990년대에 등장해 2010년대 3세대를 거쳐왔다. 이 기간 수많은 스타들이 무대에 등장했다 사라졌다. 지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 세계 무대를 활보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그들 모두에게 밝은 미래가 약속된 것은 아니다.

10년 전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주최한 ‘드림콘서트’에서 H.O.T의 해체를 반대하는 팬들의 시위가 사회적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1996년에 데뷔해 2001년 해체한 H.O.T는 전성기엔 유료 팬클럽 회원수 10만명, 홈피 팬클럽 회원수가 100만명을 넘었고, 베이징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한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대단했다. 지금은 많은 팬들이 떠났다. 한 CF에서 서태지의 음악을 들으면서도 “아저씨 누구세요?”라고 묻는 장면은 한때 하늘을 찌를 듯한 스타들도 세월이 흐르면 ‘무명’이 될 수 있음을 실감케 한다. 마침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한물간 전직 아이돌의 비호감 캐릭터를 열연하는 공효진의 역할은 결코 드라마상의 얘기만은 아니다.

1996년 데뷔해 2001년 해체할 때까지‘ 한류’라는 신조어를 만들만큼 최고의 인기를 한몸에 받은 HOT.
god

아이돌 그룹은 주로 10대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가수와 팬이 또래이거나 나이차가 크지 않아 유대감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특징은 아이돌 스타의 인기 수명이 길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준다. 가수와 팬 모두 성장기에 있는 젊은 세대이기 때문이다. 팬들의 입장에선 대학 진학, 결혼 등으로 더 큰 세상을 만나면서 관심사가 분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스타의 경우 계약 만료, 그룹 해체 등을 겪을 수밖에 없어 전성기만큼 강력한 팬덤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던 SG워너비의 전 리더 채동하는 탈퇴 이후 심한 우울증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많은 재능으로 인기가 높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솔로 활동에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록그룹 출신 가수들도 홀로서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이돌 출신과 별반 다르지 않다. 헤비메탈 밴드 ‘시나위’에서 활동하다 솔로로 나온 임재범은 ‘나는 가수다’ 무대에 다시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 방황했다.

주로 댄스음악을 했다는 이유로 가창력에 대해 저평가받는 아이돌 출신의 경우 가수라는 이름을 얻기조차 쉽지 않다. 뮤지컬 배우로 성공한 옥주현의 ‘나는 가수다’ 무대는 아이돌 출신 가수들에겐 큰 희망이 됐을 게 틀림없다.

이경희 선임기자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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