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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으로 고통받는 팬들 격려…저를 카메라 앞에 서게했죠”
‘마마’의 억척맘役 열연 엄정화
엄마役만 예닐곱번

극중 자녀 합치면

2남4녀쯤 될듯

다른역할 기다리단

영화 못할것^^




“수술을 기다리면서 허무한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돈, 성공, 명예, 최대한 더 높이 더 많이 갈망했던 것들이 과연 나를 위한 것이었을까. 나를 몰아붙이며 살아오는 동안 나는 정말 행복했을까. 하나를 이루면 또 다른 하나를 이루려고 했던 삶, 나를 아끼는 데 너무 인색했던 시간…. 이제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가수 겸 배우 엄정화(42)는 지난해 5월 갑상선암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암 중에선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완치율이 높은 병이었지만 급작스러운 진단을 받고 수술실에 들어가기까지 만감이 교차했다. 가족의 응원과 4년 전 받아들인 신앙의 힘이 없었다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허무감 속으로 스스로를 빠뜨려 버릴 수도 있었다. 엄정화는 아픔을 겪고 “묵상을 많이 했다”며 “나 스스로를 더욱 귀히 여기고 다른 이들에게도 내 사랑과 시간을 나눠주며 살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엄정화는 수술을 받고 난 후 영화 ‘마마’(26일 개봉)를 찍었다. 개봉에 즈음해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엄정화는 이번 작품 출연결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암진단을 받기 전인) 작년 초 시나리오를 받고 출연하겠다고 결정했는데 일을 겪으면서 심정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힘들어 포기했었죠. 제 모습이 투영되는 것도 싫었어요. 하지만 ‘운명은 희망을 품고 있는 자에게 마술을 보여준다’는 대사가 저를 사로잡았어요. 트위터에서 자신도 같은 문제를 갖고 있는데 제가 건강하게 활동하는 게 큰 힘이 됐다고 하는 팬들의 말도 저를 결국 카메라 앞에 서게 했죠. ”

‘마마’는 세 엄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중에서 엄정화는 몸이 불편한 어린 아들을 홀로 키우다가 자신도 암 선고를 받고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된 엄마 ‘동숙’ 역할을 맡았다. 엄정화는 극 중에서 다시 한 번 수술대에 오르게 된다. 


엄정화는 미혼이지만 영화ㆍ드라마 속에선 벌써 엄마역만 예닐곱 번째고 극 중의 자녀들은 모두 합하면 ‘2남 4녀’쯤 된다. 미혼으로 엄마 역할을 자주 하게 되는 것이 불편하지는 않냐는 질문에는 농담을 섞어 “엄마 아닌 역할만 기다리다가는 영화 못할 것”이라며 웃었다.

엄정화는 “내가 굳이 엄마 역할을 맡아서가 아니라 평소에도 엄마 생각은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온갖 궂은 일을 하며 힘들게 4남매를 키워온 어머니다. 엄정화는 가장 뿌듯했던 순간으로 1993년 처음으로 CF에 출연하고 당시로선 꽤 큰 목돈을 어머니께 드렸을 때를 꼽았다.

결혼은 “아직도” 운명적인 짝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날마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리고 새로운 꿈이 생겼다.

“예전에는 좋은 일에 동참하는 것을 머쓱해했는데, 요즘에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사람으로서 무엇인가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10대 청소년들의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앞으로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작은 만남부터라도 시작하고 싶어요.”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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