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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는 만들어졌는데” 한나라당 배우들은 ‘고민중’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무대가 완성됐다. 그러나 무대를 누빌 주연 배우들은 아직도 “고민 중”이다. 이번 무대에 설 경우 다음 대권 무대에는 설 수 없다는 고민, ‘1등 아니면 망신 뿐’이라는 고민, 계파 대표성 고민이 배우들의 결심을 어렵게 하고 있다.

1일 한나라당 소식통들에 따르면 차기 당권 후보들로 약 8~9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우선 중진에서는 김무성ㆍ홍준표ㆍ박진 의원이, 소장파에서는 원희룡ㆍ남경필ㆍ나경원 의원이 거론된다. 또 친박계에서는 유승민, 중립지대의 권영세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상당수는 아직 최종 결심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아직 말할 때가 아니다. 좀 더 재봐야 한다”(남경필 의원), “결론 내린게 없다. 말씀드릴게 없다”(나경원 의원) 등이다. 몇몇 의원의 경우 당권 도전이라는 말 자체에 알러지 반응까지 보인다. 자신은 생각한 적도 없는데 언론이 너무 앞서간다는 것이다. 박진 의원과 전여옥 의원만이 공개적으로 도전 의사를 밝혔을 뿐이다.

당 대표를 향한 최종 무대인 7월 전당대회가 불과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유력 주자들의 소극적인 반응은 이번 무대가 그만큼 복잡하고 선택이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의 인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부담감, 또 선거인단이 21만 명으로 늘어나면서 표심의 향방도 오리무중으로 빠졌다는 점, 당권ㆍ대권 분리로 내년 총선ㆍ대선 정국에서 대표나 최고위원의 입지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 한계는 공통적인 고민이다.

여기에 4선 의원인 김무성, 홍준표 의원의 경우 ‘1등 아니면 정치적 죽음’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부담도 크다. 김무성 의원은 친이계와 친박계를 넘나드는 친화력, 홍준표 의원은 ‘쓴 소리’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표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주자들이다.

이는 반대로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경선에서 1등이 되지 못한다면, 당 내 중진 의원으로 정치력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는 꼴 밖에 안된다는 부메랑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남경필ㆍ나경원ㆍ원희룡 의원은 당 내 소장파의 핵심 인물이다. 모두 높은 대중적 인지도, 참신성, 개혁적 성향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나선다면 표가 갈라진다. 또 이들이 주축인 소장파 모임 ‘새로운 한나라’가 감세 중단 논란, 등록금 부담 완화 논쟁 과정에서 ‘신 주류’로 세력화한다는 비판도 부담이다. 당 내에서는 후보 등록까지 남은 20여 일의 기간 동안 소장파 주자 간 후보 단일화보다는 친이계나 친박계 등과 합종 연횡 성사 여부가 이들의 7월 무대 진출 여부를 판가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승민, 권영세 의원의 경우 친박계의 암묵적인 낙점 여부가 관건이다. 최근 당 내 최대 계파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친박계의 선택에 따라 이들 두 의원의 최종 출마 여부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친이, 친박, 소장파 등 기존 계파 뿐만 아니라 21만 명으로 늘어난 선거인단 숫자도 중요 변수”라며 “상대적으로 대중 인지도가 높은 의원들에게 유리하겠지만, 이는 반대로 후보들에게 ‘경선 실패=정치적 한계’를 드러내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주연 배우 후보자들의 고민을 분석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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