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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태규, 부산저축銀 증자 미다스의 손?
지난해 6월, 퇴출 위기감이 증폭됐던 부산저축은행이 실시한 1500억원의 유상증자에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이 한꺼번에 엮여 있어 의혹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정치권 인사가 개입했다는 설도 돌고 있는 가운데 연루자들은 로비로 인한 투자가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있어 유상증자는 미스터리화하고 있다.
우선 김종창 전 금감원장이 부산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점이 주목된다. 김 전 원장은 중소기업은행장을 그만두고 법무법인 고문으로 일하던 2007년 부동산 신탁 업체인 아시아신탁을 설립, 부산저축은행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작년 6월,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 때 91억원을 넣어 보통주 34만8000주를 주당 2만5000원에 인수한 걸로 확인됐다.
그런데 증자에 참여한지 3개월만에 9만7000주(26여억원)를 처분하고, 12월 말에도 7만8000주(21억여원)를 팔아 투자금 91억 중 47억원을 회수했다. 문제는 나머지 44억원. 부산저축은행이 올 2월 영업정지되면서 아시아신탁이 갖고 있던 이 은행 주식 14만3000주가 휴지조각이 돼 44억원을 날리게 된 것. 김 전 원장이 손실을 입었다는 점에서 그와 부산저축은행 간 ‘결탁’은 없었을 걸로 판단하는 쪽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부산저축은행이 비자금으로 아시아신탁 측에 44억원을 되돌려 줬다”고 주장하고 있어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중 김 전 원장을 불러 이같은 의혹의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유상증자를 둘러싼 또 하나 석연치 않은 점은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이 KTB자산운용을 통해 각 500억원을 넣은 점. PF 부실대출로 상황이 좋지 않던 부산저축은행에 보수적 자금 운용을 해야 하는 이들 재단이 투자를 한 이유가 뭔지에 의혹이 제기된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브로커’ 박태규씨다. 박씨가 유상증자를 성공시키기 위해 정치권 인사 등을 접촉했고, 삼성장학재단 등을 투자자로 유치한 건 박씨가 고교동문인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에 로비를 한 결과라는 의혹도 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투자 당시 안전장치를 많이 했는데, 부산저축은행이 분식회계를 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고교동문이라는 이유로 의혹을 사고 있는데 지난 3월 대검 중수부조사에서 결백이 입증됐다”고 했다.
한편 투자손실을 입은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은 KTB 자산운용을 상대로 민ㆍ형사상 소송을 내기로 방침을 정한 걸로 전해졌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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