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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수 정치인 수사선상”…떨고있는 여의도
저축은행 비리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1일 부산저축은행의 브로커 박태규(해외도피)씨가 정치인들에게 이 은행의 퇴출저지 등을 위해 로비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 복수의 정치인을 수사선 위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비리 수사의 외연은 여의도 쪽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등 고위관료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난 게 이제까지의 상황. 여기에 국회의원 이름까지 튀어나오면 가뜩이나 저축은행 사태의 책임을 둘러싼 청와대(여권)와 야권 간 치열한 설전은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로비의 핵심 축으로 지목되는 박태규씨의 신병확보.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인들에게 “내 이름이 나오지 않게 하라”며 캐나다로 도피한 걸로 알려진 박씨는 수 십년 간 정치권 주변에서 유력인사들과 친분을 쌓아 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만큼 부산저축은행의 각종 이권 확보와 퇴출 저지를 위해 뛴 그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에게 로비를 펼쳤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검찰이 그를 조사하기 위해 인터폴에 수배 요청을 한 것도 이번 사건에 정치인 연루된 정황과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선 박씨가 청와대·정부 쪽 고위인사와 친하다며 이명박 정부와의 커넥션을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권을 압박하는 소재로 삼고 있다.
박태규씨의 존재가 전면에 등장하기 전엔 부산저축은행 2대주주인 박형선(59·구속) 해동건설 회장이 정치권을 떨게 한 핵심인물이었다. 호남 출신으로, 지난 참여정부 인사들과 폭넓은 교류를 한 것으로 알려진 박형선 씨는 부산저축은행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벌인 각종 부동산 사업 관련 인허가 취득 과정에 모종의 역할을 하며 정·관계에 줄을 댄 의혹을 사고 있다. 박 회장이 입을 열면 지난 정권(현 야권)인사들이 연루될 것이란 관측이 있다.
현재로선 여야 모두 저축은행 로비 연루 의혹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지만, 검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여의도를 겨누면 양측 모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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