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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꿈·모험…‘E.T’의 추억
스필버그 제작·J.J. 에이브럼스 감독 ‘슈퍼 에이트’

슈퍼 8㎜ 카메라 필름속에 담긴 충격적 비밀은…




괴물, 음모, 비밀, 외계인, 첫사랑, 그리고 10대 소년소녀의 모험. 영화 ‘슈퍼 에이트’(원제 ‘Super 8’)는 요즘 관객들에겐 할리우드 여름 블록버스터로선 상당히 색다른 작품이고, 고풍스러운 영화다. 돌연변이 초능력자, 쿵푸하는 팬더, 신출귀몰 해적이 등장하는 판타지나 시리즈물도 아닌 데다 소년소녀 마법사 혹은 뱀파이어 연인이 등장하는 영화처럼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지도 않았다. 미남미녀의 톱스타 배우도 없다. 그렇다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도배한 3D영화도 아니다. 그러니 적어도 미국 관객들에겐 상당히 ‘복고적인 취향’의 작품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지난 9일 미국에서 개봉해 첫 주말 흥행 1위에 올랐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고 J.J.에이브람스가 감독한 영화인만큼 이름값을 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영화적 재미와 활력이 이 작품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것은 바로 ‘할리우드는 꿈의 공장’이라고 할 때의 ‘꿈’이다. 미지의 존재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 세상을 향한 동경과 두려움, 첫사랑의 서툴지만 들뜬 열정이다. 1970~80년대의 할리우드 영화, 그 중에서도 ‘죠스’ ‘미지와의 조우’ ‘E.T’ ‘인디애나 존스’ ‘레이더스’ 등 스필버그 작품을 보는 재미와 열광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이 ‘슈퍼 에이트’다.

1979년 미국 오하이오의 작은 마을에서 영화를 만들겠다고 덤빈 6명의 10대 소년소녀가 주인공이다. 8㎜ 필름 카메라(슈퍼 8㎜)를 들고 제 나름대로는 감독, 배우, 분장, 조명 등으로 나눠 좀비영화를 찍는다. 그런데 아이들이 철길을 배경으로 심야촬영을 하던 중 트럭과 열차가 충돌하는 끔찍한 폭발사고가 일어난다. 트럭에 타고 있던 학교 생물선생님이 피투성이가 된 채 “이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고 얼른 도망쳐라”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아이들에게 남긴다. 열차 사고 이후 마을에는 대규모 정전과 단수, 정체불명의 공격사건이 이어지고 공군 부대가 급파돼 현장을 조사ㆍ감시하지만 주민들에겐 사건 일체를 숨긴다. 과연 열차 속에는 무엇이 있던 걸까.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인 아이들은 현장에 남겨졌던 슈퍼 8㎜ 카메라의 필름 속에서 충격적이고 놀라운 존재의 실체를 발견하게 된다.




영화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끼리는 앙숙이지만 살풋 첫사랑의 감정을 갖게 되는 소녀 앨리스와 소년 조 램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언니 다코타 패닝만큼이나 예쁘고 연기 잘하는 아역배우 엘르 패닝이 앨리스 역을,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조엘 코트니가 조 램브 역을 맡았다. 특히 조 램브의 연기가 뛰어나 새로운 아역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나머지 아역배우들의 개성과 연기도 조화를 잘 이뤘다. 영화는 아이들이 빚어내는 유머와 괴수ㆍ재난영화 특유의 공포ㆍ스펙터클, 가족영화로서의 미덕까지 골고루 갖췄다. 영화 본편이 끝난 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극 중 아이들이 슈퍼 8㎜로 촬영한 단편영화가 상영되니 성급히 자리를 뜨는 관객은 후회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16일 개봉.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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