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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번 낼 돈인데…” 대학들 제 배만 불렸다
대학들 신입생 입학금 인상 백태
말로만 가이드 라인 준수

이중잣대로 등록금 인상효과

규정·지침없어 쌈짓돈 전락



17일 헤럴드경제가 대학정보 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를 통해 상당수 대학이 등록금에 대해 ‘동결’ ‘삭감’ ‘최대한 인상 자제’ 등을 외치며 지난 1월 정부가 내놓은 등록금 인상률 가이드라인(3%)에 동참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가이드라인’을 완벽하게 준수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등록금을 인상할 때 신입생에게는 입학금이라는 ‘이중잣대’를 적용해 재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상 폭을 크게 올리는 사실상의 등록금 인상 효과를 보는 ‘꼼수’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대학 13%, 등록금보다 입학금 더 많이 올려=이같이 ‘이중잣대’를 적용해 신입생에게 더 많은 인상률을 적용해 입학금을 받은 대학과 캠퍼스는 상당수였다. 분석 대상 189곳 중 25곳(13.2%)이나 됐다.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다던 서울 소재 주요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해 재학생 평균 등록금 인상률이 2.85%였던 고려대는 입학금을 3.01%나 올렸고, 이화여대도 2.45%나 입학금을 올려 등록금 인상률과 2.5배 정도 차이가 났다. ▷경희대(입학금 인상률 3.10%ㆍ등록금 인상률 3.03%) ▷국민대(입학금 3.33%ㆍ등록금 2.77%) ▷서울여대(입학금 2.97%ㆍ등록금 2.63%) 등 다른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 번 낼 돈인데” 대학들, 신입생 약점 악용=입학금은 학부모들도 등록할 때 당연히 내야 하는 돈으로 여겨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올해 서울 소재 한 사립대에 들어간 최모(19) 군은 “첫 등록금을 내야 합격이 돼 학부모와 학생들은 입학금을 왜 내야 하는지 생각할 처지가 못 된다”며 “ ‘한 번 내는 돈인데’라는 생각으로 다들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학 신입생의 첫 등록금은 국ㆍ공립대, 사립대에 상관없이 수업료와 함께 입학료가 들어간다. 문제는 이 입학금의 용처가 명확하지 않다는 데 있다. 더욱이 이를 규정한 일률적인 지침이나 기준, 법령 등이 없어서 입학금이 대학들의 ‘쌈짓돈’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등록금넷 관계자는 “특히 사립대의 입학금은 재단이 학교시설물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며 “입학금의 부과 근거와 기준 등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부실 사립대에 대한 재정 지원을 제한하는 동시에 국ㆍ공립대에도 평가 결과 하위 15% 대학에 대해서는 정원을 감축하기로 하는 등 ‘등록금 경감’ 정책을 위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지난 16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국ㆍ공립대 총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교육역량 강화 사업도 국ㆍ공립대와 사립대를 분리해서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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