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규리, “‘댄싱’으로 즐겁고 ‘풍산개’로 뜨겁다”
김규리(31)가 스타 여배우로 TVㆍ스크린에서 기분좋은 바람을 타고 있다. MBC 춤 경연 쇼프로그램인 ‘댄싱 위드 더 스타’에 출연해 관능적인 몸짓과 경쾌한 스탭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잡아끌더니 영화로는 화제의 작품 ‘풍산개’(감독 전재홍, 23일 개봉)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지상파방송의 주말 황금시간대 쇼프로그램과 김기덕 감독이 제작한 독립영화 주연. 김규리로선 여러모로 뜻깊은 일이 동시에 생겼다.

“‘풍산개’는 힘들게 찍기도 했지만 영화를 만들어놓고도 개봉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작품이었어요. 그런 영화가 아주 상업적인 프로그램과 같이 교차가 되면서 서로 상승작용을 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게 있을까요? ‘풍산개’는 나의 진정성과 열정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면 ‘댄싱’은 철저하게 나를 위한 선택이자 즐기는 무대죠.”

‘풍산개’가 잘 될 조짐일까. ‘댄싱’에서 프로 댄서 김강산과 호흡을 맞춘 김규리는 경연에서 1위를 했고, ‘풍산개’의 타이틀롤을 맡은 윤계상은 드라마 ‘최고의 사랑’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규리는 차차차와 탱고에 이어 다음 무대는 왈츠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연습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거의 매일 일주일간을 꼬박 투자해야 하는 빡빡한 스케줄이지만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즐겁게 한다. 성취감도 있다. 김규리는 “인생의 활력”이라고 표현했다.

영화 ‘풍산개’에선 남한으로 망명한 북측 고위간부의 애인 인옥 역할을 맡았다. 휴전선을 넘나드는 정체불명의 사내 풍산(윤계상)이 국정원의 의뢰를 받고 북에 남아있던 그녀를 남으로 데리고 온다. 죽을 고비를 함께 넘는 위험한 남행길에 풍산과 인옥은 애틋한 정을 느낀다. 하지만 둘간의 호감과 사랑은 돈의 노예가 된 한 편의 사람들과 이념의 꼭둑각시가 된 또 다른 쪽의 이들로 인해 비극을 향해 간다. 김규리는 ‘풍산개’의 촬영 이틀 전에야 출연제안을 받았고, 노개런티였지만 선뜻 ‘OK’했다. 한편으로는 시나리오와 김기덕 감독(제작)에 대한 믿음과 호기심, 또 한편엔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자신을 ‘풍산개’의 카메라 앞에 세웠다. 북한 사투리를 ‘벼락치기’로 연습했지만 영화 속의 김규리는 훌륭하게 대사와 연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MBC 단막극 ‘사랑을 가르쳐드립니다’가 끝나고 영화 ‘사랑이 무서워’를 촬영했어요. 끝날 즈음에는 드라마 ‘어서 말을 해’에 출연했고 연말쯤 원래는 쉴 계획이었죠. 여름부터 미칠듯이 달려왔으니까요. 그런데 ‘풍산개’ 시나리오를 받고 기왕 달리던 것 계속 가자고 마음 먹었어요.”

김규리는 ‘풍산개’의 시나리오를 “기승전결이 좋고, 큰 쇠말뚝이 깊숙히 박힌 것처럼 선이 굵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촬영은 그야말로 악전고투였다. 콧물이 어는 강추위와 밤낮을 가리지 않고 30시간을 줄곧 촬영하는 강행군이었다. 밤샘 촬영을 할 때도 시간이 없어서 전재홍 감독이 “오늘 야식은 건너뛰자”고 할 때도 있었다. 예산이 적어 그때 그때 임기응변으로 소품과 설정을 만들어갈 때도 많았다. 하지만 사투같았던 촬영기를 전하면서도 김규리의 입가엔 미모만큼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연기에 대한 갈증과 성취는 그것이 대신했다.

연예계 데뷔 16년차, 영화데뷔 12년차 배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때도 있었고, 본의 아니게 작품활동이 무산돼 힘든 적도 있었다. 지극히 상식적인 언행이 곡해되고, 일부에 의해 악의적으로 비난받으면서 이미지가 생명인 여배우로서 힘든 경험도 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마치 ‘풍산개’에서 보여주는 희비극과 아이러니같은 상황이었다. 김규리는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종전의 이름(김민선)을 김규리로 개명했다. 
영화 '풍산개' 배우 김규리.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영화 '풍산개' 배우 김규리.


“김민선으로 1막을 살아왔다면 김규리로 제 인생 2막이 시작됐어요. 1막이 저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서술하는 시간이었고 치열함이 앞선 때였다면 2막에선 철저하게 저를 위하고 저를 사랑하며 살려고 해요. 치열함보다는 즐거움을 추구하면서 더 경쾌하게 시간을 뚫고 나갈 거에요. 나를 사랑하고 스스로 즐거워야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줄 수 있지 않겠어요?”

“늘 내가 아는 나 자신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나이가 몇이든 도전과 모험을 하는 것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삶”이라는 김규리의 씩씩한 각오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