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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기좋은우리구>“재개발 안해도 오케이” 광진구 살기좋은마을만들기사업 호응
서울에서 여전히 1970년대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마을에서 재개발이나 재건축은 고사하고 주민들이 직접 마을을 가꾸는 사업이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 광진구 중곡4동 중곡사거리에서 긴고랑 체육공원까지 약 1㎞의 긴고랑길 일대는 지난 60~70년대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도시기반시설이 미흡하지만 동네 골목골목에는 주민들의 생활사가 그대로 배어 있다. 아차산과 용마산이 가깝고, 개발의 손길이 아직 미치지 않은 곳이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중곡4동은 도시기반시설 면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이라며 “이곳에서 기존 재개발사업 등과 달리 주민이 직접 참여해 마을을 가꿔나가는 살기좋은마을만들기 사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담장에는 벽화를 그리고, 쓰레기 무단투기지역에는 꽃길이나 화단을 조성했다. 골목길 계단을 안전하고 편안한 계단으로 개선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 모든 작업의 설계는 ‘본부’격인 중곡4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전문디자인실에서 시작된다. 중곡동 인근의 전문화가 4명과 지역일자리사업 참여자, 주민, 자원봉사자 등 수십여명이 이곳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지금까지 동네 30여 곳을 새롭게 변화시켰다. 실행 전에 지역 정체성을 살리면서 마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뒤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거친다. 주민들과의 대화는 설명회를 열어 나눈다. 공간별로 다르게 디자인한 계획안을 보여준 뒤 선정된 디자인 위주로 작업한다.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전문화가로부터 밑그림 그리기와 도색방법 등에 대해 교육받은 후 벽화 그리기에 나선다. 담장을 먼저 깨끗이 청소한 뒤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색을 칠한다.



중곡동길 인근 오래된 아파트 담장에는 아차산과 용마산을 테마로 디자인한 벽화가 그려졌다. 전봇대에는 전래동화를 테마로 한 벽화가, 주택가 담장에는 자전거, 해바라기, 물결 등을 테마로 한 세련된 디자인의 벽화가 덧입혀졌다.

쓰레기 무단투기지역에는 화단이나 꽃길을 조성해 미니공원으로 탈바꿈됐다.



작업에 참여한 박종실 만화 캐릭터 디자이너는 “처음 붓을 잡아본다는 어르신부터 자원봉사하는 학생들까지 다양한 지역 구성원들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주민이 참여해 그린 그림은 사후 관리도 잘 된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전문기관의 용역을 거쳐 추진되는 주민참여형 경관사업은 전문작가에 의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수십억원의 예산이 들지만, 광진구의 살기좋은마을만들기 사업은 지역 전문화가와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비용이 들지 않고 애향심을 더욱 드높인다”고 말했다. 광진구는 올해 말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일반 시민이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긴고랑길 아트투어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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