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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A 발효? 도리어 가격 올린 ‘배짱 좋은’ 루이뷔통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국내 소비시장의 속성을 명품 업체들에서 먼저 알아차렸다. 최근 국내 매출 1, 2위를 달리는 명품 브랜드가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내달 1일 한-EU FTA(자유무역협정)가 공식 발효를 앞둔 상황에서다.

이미 국내 소비자들은 이번 FTA 발효에 기대가 컸다. 내로라하는 유럽의 명품 브랜드를 마침내 관세 없이 손에 넣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때문이다. 이제 ‘쇼핑천국’ 홍콩을 찾을 일도, 공항에서 세관을 통과할 때마다 눈치를 볼 일도 없게 될 줄 알았으나 착각이 컸다.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유럽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하 효과는 체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루이뷔통, 샤넬, 구찌, 에르메스 등 유럽 명품 브랜드들은 지금까지 FTA에 대해선 이렇다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고 있지 않은 상황, 하지만 정황상 FTA발효에 맞춰 일제히 제품 가격을 인하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FTA가 발효되면 유럽산 의류(13%)와 구두(13%), 가죽가방(8%) 등에 부과되던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당연히 국내 판매가격도 해당 비율만큼 내려가야 하는 것이 맞지만 업체 자체적으로 관세 인하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을 경우 이를 제재할 방법은 없다.

이 같은 상황에 지난 24일 국내 1위 명품 브랜드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루이뷔통이 한국 내 제품판매가격을 평균 4~5% 인상했다. 앞서 지난 2월 가격을 인상한데 이어 불과 4개월 만의 또 한 번 상승이다. 특히 세칭 ‘3초백’으로 불리는 루이뷔통의 상징과도 같은 ‘스피디30’은 지난 2월 92만원에서 96만5000원으로 오른 데 이어 이번에 101만5000원으로 올랐고, ‘네버풀MM’은 지난 2월 97만원에서 102만5000원으로 인상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107만5000원으로 올랐다. 샤넬 역시 지난 4월 상당수 제품가격을 평균 25% 인상했다.

한-EU FTA 발효를 앞둔 상황에 이뤄진 이번 인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FTA 발효 이후에도 현재의 가격을 유지하기 위한 물밑작업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리 가격을 인상한 뒤 FTA 발효 이후 가격을 내리며 생색을 내리라는 것이다. 더불어 국내 명품 시장은 ‘비쌀수록 잘 팔리는’ 구조이기에 없어서 못 팔고 비쌀수록 구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굳이 가격을 내릴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루이뷔통코리아 측에서는 공식적으로 (FTA와 관련한) 가격 변동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입장이며 구찌코리아의 경우 스위를 통한 제품 유통이기에 관세 혜택이 없다는 입장, 샤넬코리아 측은 내부 조정 중인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FTA에 대한 명품업체들의 입장은 이처럼 제각각이다. 다음달 1일 이후에도 유럽 명품업체들이 7월1일 이후에도 제품가격을 내리지 않는다면 관세 철폐에 따른 차익금은 오로지 해당 업체들의 이익으로 남겨질 뿐 FTA 체결 이후 소비자에게 돌아올 혜택은 사라지는 셈이 된다.

한편, 명품 위스키 시장도 상황은 같다. 국내 위스키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영국의 디아지오와 프랑스의페르노리카도 현재 가격을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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