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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도 만족하지 않는 최저임금
등록금 마련을 위해 최근 서울 홍제동 모 편의점에서 일하기 시작한 박모씨(23)는 최저임금 소식에 실망감부터 표시했다. 내년 최저임금이 5000원을 넘으면, 내년 가을 학기에는 복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는 전언. 그는 “시급으로 260원 오르면, 하루 10시간 일해 2600원 더받게 되는 셈”이라며, “아무래도 복학 시점을 더 늦춰야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청파동 모 주유소에서 일하는 김모씨(67)는 “현재 시간당 4320원을 받고 있다. 한시간 일해서 기름 2리터 넣어가는 꼴이다”며, “260원 올랐으니, 하루 8시간 일하면 기름 1리터 더 벌어가게 됐다”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최소 시간당 5000원은 받아야 하는거 아니냐. 탁상머리에 앉아서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현장을 너무 모른다”는 말도 덧붙였다.

서울 신촌의 모 편의점에서 일하는 이모(20)씨는 “나는 직영 편의점에서 일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지켜 받지만 친구들의 경우 최저임금도 못받고 일하는 애들이 수두룩 하다”며 “집에서 지원이 끊겨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애들도 많다. 최저임금도 5000원 이상으로 올리고, 무엇보다 최저임금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업주들도 단속을 강화해야 할것 같다”고 말했다.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 13일 새벽 2012년 최저임금으로 4580원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전국 편의점과 주유소에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의 한숨이 꼬리를 물고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5000원을 넘지 못한 것에 대한 허탈감을 표시했다.

230만명에 이르는 저임금 근로자들의 하소연은 양대 노총의 최저임금 제도 개선 투쟁으로 이어질 모양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13일 성명서를 통해 “공익위원과 사용자측 위원의 짬짜미를 통해 저임금노동자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2012년 적용 최저임금을 날치기 처리했다”며, “더 이상 날치기 처리는 용납할 수 없음으로 최저임금제도를 개선하는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쪽에 서 있는 사용자 측도 분위기가 험악하기는 마찬가지다. 경총 관계자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확정되지 않으면 노동 시장에서 큰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표결에 참여했다”며, “당장 영세 중소기업의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실제 영세 중소기업 사장들의 불만이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6%에 이르는 인상률에 내년 임금 인상률에 대한 부담감부터 표시하고 있다. 인력을 충원하려는 계획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의료광학기계 제조업체 L사 대표는 “올해 초 이미 5~6%가량 임금을 올렸는데, 예상보다 높게 최저임금이 결정돼 부담된다. 내년 임금을 협상할 때 직원이 최저임금 상승폭으로 추가분을 요구할텐데 내년도 예산을 다시 짜야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연삭기 제조업체 C사 대표도 “중소기업에서 인력 유치가 가장 중요한데 최저임금이 크게 상승되면 고급인력 유치 비용에 부담을 느끼게 된다. 대기업으로부터 인력을 지키려면 보수를 올려줘야 하는데 벌써부터 얼마나 인상해줘야 할 지 두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조문술ㆍ박도제ㆍ이자영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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