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폭염에 거리로 내몰린 서울역 노숙인들, 어디로…
서울역이 이미지 제고를 위해 역사 안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을 모두 내보내기로 방침을 정해 논란이 예상된다. 역 인근 쉼터 여건이 좋지 않아 노숙인들이 강제로 내몰리면 갈 만한 장소가 없는 데다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사망사고의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20일 코레일과 경찰 등에 따르면 코레일은 노숙인의 구걸과 소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서울역 이미지 제고를 위해 8월부터 용역을 동원해 200여명에 달하는 노숙인들을 외부로 내보내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역 인근에 쉼터와 보호소가 세 곳이 있기 때문에 노숙인들이 그 곳을 이용하도록 해 서울역 방침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역은 이미 노숙인들을 상대로 개별 상담을 통해 이들을 복지시설로 돌려보내는 계도 작업에 들어갔지만 노숙인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인근 쉼터는 이미 밥 먹는 데만 3시간이 걸리는 등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 노숙인 김모(50) 씨는 “8월이면 무더위가 시작 될 텐데 쉼터에 사람이 더 몰릴 걸 생각하니 더 답답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폭염과 열악한 주거생활로 인한 노숙인들의 안전사고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책임간사 김선미 씨는 “흔히 겨울철 동사만 생각하는데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노숙인 사망 비율도 높다”며 “쉼터는 7~8명이 한 방을 쓰는 거주 구조여서 무더운 여름철엔 특히 불편함이 큰 데다 그나마 1인 1침상이 확보되지 않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홈리스 행동 이동현 집행위원장은 “현재 서울역에 머무는 노숙인들도 청소시간에는 밖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밤에 3시간도 채 잘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노숙인들이 안전하게 머물 곳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유진 기자@hyjsound>/hyjgog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