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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휴가의 단골메뉴...독서
“독서를 하며 정국을 구상할 계획입니다.”

대통령 휴가기간이 되면 청와대 대변인이 공식, 비공식적으로 밝히는 교과서적 답변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취미 활동으로 소일하면서도 독서만큼은 휴가목록에서 빠뜨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휴가철이 되면 대통령이 읽는 책이 세간의 관심을 끌곤 한다. 대통령이 손에 쥔 책을 통해 대통령의 국정철학의 자양분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책은 정치적 이미지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에서 “대통령과 대선후보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를 고려해 깊이가 있으면서도 대중과 친숙한 주제의 책을 고르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의 저마다의 독서스타일을 갖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실용서적을 ‘속독’하기로 유명하다.

성공신화를 이룬 CEO 출신답게 달리는 차 안에서 30여분 만에 책 한 권을 해치우거나 필요할 때에 해당 서적을 골라 읽는 유형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마인드가 강해 교양서적보다 잭 웰치나 피터 드러커 등의 경제경영서적을 주로 탐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휴가 때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담긴 e-북을 지참해 젊은 감각을 자랑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직접 책을 추천하고, 책 내용을 정부 정책기조로 삼는 등 ‘독서 정치’를 즐겼다.

공동체적 삶의 질을 꿈꾸는 ‘유러피안 드림’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까지 책상에 놓여 있던 책이었다.

독서량과 질에 관한 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6년여 감옥 생활을 통해 독서법을 터득한 김 전 대통령은 현미경으로 사물을 살피듯 ‘정독’을 하는 스타일이다. 김 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1시간 읽고 1시간 생각하라”는 조언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한다.

반면 김영삼 대통령은 주로 정치 관련 서적을 핵심내용 위주로 읽는 목적형 독서가였다.

이 밖에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한 번 마음에 든 책은 여러 번 읽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숙독’을 즐겼다. 박 전 대통령은 10살 때 나폴레옹 전기를 처음 읽은 후 대통령이 된 뒤에도 다시 꺼내 읽을 정도였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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