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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나는 바닥을 보여주마
기능성에 패션성 가미된 운동화 열풍…캐주얼·정장 차림에 톡톡튀는 팝컬러로 감각적 코디‘패션의 완결자’
‘바닥’은 끝이다. 사전적 의미론 ‘물체의 밑부분’이기도 하지만 사람에게도 쓸 수 있다. 한마디로 ‘끝장’이다. 그래서 종종 쓰는 말이 그래도 ‘바닥’은 아니야. 이젠 ‘바닥’까지 갔다고 한다. 부정적이다. 사람들은 ‘바닥’을 보이기 싫어 한다. 그게 마음의 바닥이든, 손바닥이든, 발바닥이든. 콕 짚어 이유를 찾을 순 없지만 사실이다. 평생 살면서 타인에게 발바닥을 보이는 일이 얼마나 될까. 맨발이든, 양말을 신었든, 신발로 감췄든 우린 좀처럼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다. 타인의 ‘바닥’도 함부로 들여다 보지 않는 게 예의. 어둡고, 음침하고, 비밀스러운 게 ‘바닥’이기에. 그런데 최근 ‘바닥’을 함부로 드러내고 다니는 사람이 늘었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바닥’에서 빛이 나는 사람들이다. 발상의 전환은 별 게 아니었다.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고, 보이면 안된다고 믿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 반짝반짝 화려한 ‘바닥’을 자랑하며 ‘날 좀 봐줘’하는 운동화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나이키 에어포스원, 아디다스 슈퍼스타, 케이스위스 클래식 등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잘 팔리는 운동화가 있다. 그 틈새에 지난해부터 기능성 운동화 열풍이 거세다. 건강에 대한 높아진 관심으로 ‘워킹화’에서 시작된 열풍은 ‘러닝화’ ‘피트니스화’ ‘토닝화(몸매를 가꾸는 것을 목적으로 한 신발)’ 등으로 확대되면서 운동 상황에 따라 갖춰 신어야 할 운동화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세분화했다.

그러면서 잊혀지던 추억의 브랜드가 기사회생하기도 했는데, ‘프로스펙스 W’가 대표적인 예. ‘스케쳐스’의 경우엔 아예 레벨을 다르게 한 ‘쉐이프업스’ 토닝화를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기능성 운동화 ‘광풍’에 올해는 멋진 스타일링이 가능하도록 기능성 밑창에 패션성까지 강조된 디자인의 운동화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이런 라이프스타일화는 패션 소품으로서의 운동화가 아닌, 하나의 패션 아이콘으로서 오히려 신발에 맞춰 옷을 스타일링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특히 화려한 컬러와 유니크한 디자인의 밑창이 특징으로, 팝컬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올 봄부터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팝컬러 운동화의 유행은 대한민국을 온통 ‘주원앓이’로 들끓게 했던 현빈이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신고 나온 덕이 크다. 현빈이 신고 나왔던 신발은 나이키 제품으로, 모델명은 ‘루나글라이드2’. 형형색색의 밑창 컬러가 전체 패션 스타일을 완성시켜준다.

또 대표적 제품으로는 케이스위스 ‘튜브’가 있는데, 핫핑크ㆍ옐로ㆍ그린 등 비비드한 컬러를 입힌 튜브 모양이 밑창에 부착된 독특한 스타일의 기능성 슈즈다. 출시 2주 만에 제품이 품절됐다. 아시아 주변 국가에서 제품을 긴급 공수해왔는데도 물량이 달려 이제는 매월 미국 본사로 재오더가 들어갈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르까프 ‘밸런스핏’ 제품은 엄지발가락 쪽 신발 밑창이 5도 낮게, 뒤꿈치 바깥쪽 밑창이 5도 높게 적용된 균형경사형 신발로 얼핏 기능성 운동화로 분류하기 쉽지만 역시 밑창만 보면 패션성도 뛰어나다. 점차 기능 중심의 운동화가 패션성을 가미하고 있는 트렌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

‘슈퍼스타’ 등 꾸준한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나이키와 함께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아디다스 역시 피트니스 전용 트레이닝화 ‘플루이드 트레이너 W’에 가장 인기있는 밑창 컬러인 연두색을 입혔다. 톡톡 튀는 컬러와 함께 격렬한 움직임에도 어떠한 마크나 흔적을 바닥에 남기지 않는 논-마킹 기술도 함께 적용된 것이 특징.

운동화라고 해서 운동복이나 캐주얼한 차림에만 신는 게 아니라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바닥’까지 보여준다는데, 고리타분한 옷차림은 그만 하자. 하늘거리는 롱 실크 스커트 아래 운동화를 신는 건 어떨까. 바람에 휘날리는 치맛자락 아래에서 운동화가 유도하는 경쾌한 발걸음은 가뿐해 보일 뿐만 아니라 힐을 신었을 때보다 오히려 여성스러울 때가 많다.

또 격식을 차려야 하는 모임이나 트렌디한 식당ㆍ바 등을 갈 때도 운동화를 신으면 되레 쿨하다. 상의로는 톱을 겹쳐 입어도 좋고, 아니면 톱 하나를 입은 후 위에 재킷을 걸쳐 입는다. 이때 톱의 길이는 다소 긴 것으로 선택하고 하의로는 레깅스를 입는다. 액세서리로는 기다란 목걸이를 주렁주렁. 그리고 마무리는 운동화다.

패션 칼럼니스트 김은정 씨는 “정장에 운동화를 신을 때는 무엇보다 재킷 등 다른 옷의 퀄리티가 중요하다. 재킷을 좋은 것으로 입어야 나머지 캐주얼적인 아이템이 ‘없어’ 보이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박동미 기자 @Michan0821>pdm@heraldcorp.com 
[사진=아디다스, 케이스위스, 르까프, 스케쳐스, 프로스펙스, 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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