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종업식날, 도쿄의 한 중학교 1학년 2반 남학생이 모두 사라졌다. 유괴된 건 아닐까. 부모와 교사의 우려와 달리 아이들이 모인 곳은 빈 공장.
“여기는 어른 출입금지 구역입니다. 우리를 눈물겹게 사랑하시는 꼰대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전쟁을 선포합니다.”
아이들은 해방구를 선언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곳을 어른들로부터 사수한다. 아이들은 민주적인 방식으로 생활규칙을 세우고 생활하면서 지금까지 사회적 편견에 가려 보지 못했던 서로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해나간다.
지난 27년 동안 일본에서 어른과 청소년 독자 모두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우리들 시리즈’의 첫 번째 책,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소다 오사무의 ‘우리들의 7일 전쟁’(양철북)이 번역, 출간됐다.
부모세대가 사회정의를 위해 권력에 저항했던 ‘전공투 운동’을 모델로 만들어낸 아이들의 해방구가 명랑만화 같은 발랄한 문체와 이야기에 힘입어 속도감 있게 읽힌다. 한국적 현실에서도 공감의 폭이 크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