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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스, 세상을 바꿨다…산업ㆍ미디어ㆍ문화 혁명 주도…선불교 ‘직관의 힘’ 제품에 반영
“아이폰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그것은 문화다.”

25일 전격 사임을 발표한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IT 산업을 제패하고 미디어 세상을 바꿔 놓은 인물로 평가된다.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포그(David Pogue)는 26일 기고문을 통해 “잡스의 사임은 IT업계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충격을 줬다”면서 “그가 만들어낸 창조물은 인류의 문화를 바꾸어 놓은 공전의 히트작이었다”고 극찬했다.

▶인간 삶의 방식 바꾼 혁신가=포그는 잡스가 자신만의 단 하나뿐인 비전을 내세우면서 산업계를 재편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잡스는 음악, TV, 영화, 소프트웨어, 핸드폰, 클라우드컴퓨팅(인터넷기반 IT서비스활용 환경) 등 IT업계는 물론 미디어 산업 전반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 포그는 “매킨토시, 아이팟, 아이폰, 아이튠스, 아이무비, 아이패드로 대변되는 잡스의 작품들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혁신제품 톱10위, 혹은 톱 50위 안에 든다”고 덧붙였다.

잡스는 산업계를 넘어 주식시장에도 일대 변혁을 가져왔다. 애플은 IT기업으로는 최초로 시가 총액 1위인 글로벌 석유기업 엑손모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10년 전 주당 9달러였던 애플 주가는 현재 376달러를 호가하며 40배이상 뛰었다.

▶동양종교 ‘직관의 힘’ 제품 반영=잡스의 눈부신 업적은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질곡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55년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잡스는 출생 후 곧바로 입양됐다. 어린 시절 수재 소리를 들었지만 수줍음을 많이 탔고 고교 때는 히피문화에 심취했다. 대학을 중퇴하면서까지 심취했던 선(禪)불교는 잡스의 창조물 곳곳에 스며든 ‘직관의 힘’이 됐다.

그는 젊은이들에게도 훌륭한 멘토역할을 했다. 잡스는 2005년 자신이 중퇴한 스탠퍼드대학의 졸업식 연설에서 “죽음은 인생에서 큰 결정을 내리는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며 “인생은 유한하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것을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는 2004년 췌장암 수술를 받았던 그가 대중 앞에 행한 이례적인 연설이었다.

▶애플의 미래 갑론을박=잡스의 사임 소식을 곧 그의 부고 소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시장의 반응은 이제 애플의 미래를 점치고 있다. 잡스 없는 애플은 있을 수 없다며 평범한 공룡기업으로 몰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가 하면 후임자 팀 쿡으로 이어지는 애플은 앞으로도 성공가도를 달릴 것이라는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이와 관련 포그는 애플이 쉽게 붕괴하지 않을 세가지 이유와 망할 수도 있는 단 한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포그가 내놓은 애플의 긍정요인은 ▷잡스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면서 애플의 ‘대부’로 남아 있다는 점 ▷불황 모르는 IT업계에 잡스의 제품은 적어도 2~3년간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 ▷잡스의 감각과 경영철학은 이미 애플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는 점이다. 다만, 한가지 불길한 징조로는 “잡스는 곧 애플, 그가 없는 애플은 상상하기 힘들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잡스의 사임과 관련 “그는 여러모로 인류 역사에 큰 의미를 준 인물”이라며 “그의 사임은 애플 본사 뿐 아니라 세계 IT 산업계에서 특별한 시대가 저무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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