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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담동에 조성된 거대한 종이숲
명품 패션과 명품 자동차의 거리 청담동에 고즈넉한 종이숲이 조성됐다. 사방이 온통 눈부시게 하얀 종이숲이다. 하늘로 곧게 뻗은 가느라단 나무들도 모두 닥지로 만들어졌다. 관람객들은 공간을 가득 채운 흰 종이숲을 찬찬히 거닐며 이 색다른 공간 인스톨레이션을 음미한다. 때론 숲 사이에 뚫린 구멍 위로 머리를 내밀고, 작은 풀벌레가 돼 또다른 체험을 해본다.

새로운 시선으로 ’전환’의 시점을 작품으로 표현해온 타카시 쿠리바야시(Takashi Kuribayashi)의 내한전이 서울 청담동 비욘드 뮤지엄(beyond museum)에서 열리고 있다. 미술전시 기획사 ㈜뮤지엄닷피플은 지난해 ’도쿠진 요시오카- 스펙트럼’전에 이어 ’2011 비욘드 뮤지엄(beyond museum) 프로젝트’로 일본의 떠오르는 유망작가 타카시 쿠리바야시의 ’인비트윈’전을 개최한다. 타카시 쿠리바야시의 한국에서의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는 매우 중요한 이슈임에도 일반 대중이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이슈를 그만의 시각으로 환기시킨다. 특히 환경에 대한 아이러니를 즐겨 다룬다. 21세기 현대인들은 저마다 최첨단 문명에 의한 안락한 생활환경 속에서 살아가지만 이것을 뒷받침해주는 자연의 절대적 지지는 외면하고 살아간다. 생활의 편리함과 함께 지켜야할 인간의 책무는 모른척하고 사는 것. 타카시 쿠리바야시는 이렇듯 현대인들이 간과하는 환경과 자연에 관한 이슈, 그 불편한 진실을 직시한다. 그리고 일상생활 속에서 간과되기 쉬운 환경과 관련된 아이러니들을 작업에 담아낸다.

이번에 그는 여간해선 보기 힘든 초대형 공간 인스톨레이션을 선보였다. 비욘드 뮤지엄 전시관의 너른 전시관 1,2층 전체를 거대한 종이숲으로 표현했다. 작품 이다. 이 작업은 지난 해 일본 도쿄의 모리미술관에서 30만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큰 인기를 모은바 있다. 쿠리바야시는 당시 ’SENSING NATURE’라는 타이틀로 열린 전시에 를 선보였다.



는 일본 야마가타에 서식하는 낙엽송의 본을 떠내, 닥나무와 삼지닥나무로 만든 종이(펄프)로 제작했다. 나무로 만든 종이로 거대한 ’종이숲’을 만들어 자연의 생태계 사이클을 드러내고 있는 것. 또 종이 숲 바닥에 구멍을 뚫어 머리를 내밀고 지상의 세계를 올려다 보도록 했다. 이는 벌레의 관점에서 숲의 풍경을 조망토록 한 것이다. 서울 전시에는 수직적인 절대공간의 개념을 뒤집는 도 나왔다. 또 전시관 3층 외부공간을 이동형 퍼포먼스 으로 활용해 대중과의 소통도 시도했다.



타카시 쿠리바야시는 일본 전통회화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의식에 관심을 갖고 12년간의 독일 유학시절 경계선과 영역에 대한 사유를 설치작업및 공간 구성으로 발전시켜왔다.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바다표범, 펭귄 같은 동물들은 물과 바다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고, 이주하는 동물들로 작가 자신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2011)은 인간이 관상용으로 만든 수조 속 물고기가 어쩌면 인간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보는 입장과 보이는 입장에 대한 관계를 그만의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 셈. 작가는 인간과 자연,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의 위치, 그 경계에 서서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지나치기 쉬운 사실과 개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또 얼음을 통해 인간의 기억을 반추한 빙산작업 (2011), 고드름 작업 (2011)도 나왔다.



타카시 쿠리바야시의 에서 야타이는 포장마차를 가리킨다. 작가는 이동식 야타이를 대도시 서울, 네팔의 히말라야산맥 등으로 갖고 다니며 야타이 트립 퍼포먼스를 펼친다. 이를 통해 장소와 공간의 변화에 따른 사람들의 반응을 비교, 관찰한다.그가 만든 야타이는 열려있는 상태에선 주위 외부공간이 야타이로 흡수돼 방이나 마당같은 실내공간으로 변한다. 반면에 닫혀있을 때는 하나의 입체작품이 되는 양면성을 보여준다.

이번 서울 전시에는 지금까지 작업과 궤를 달리 하는 작품이 출품됐다. 작가는 지난 3월 11일 일본 동북대지진에 의한 피해, 그리고 그것에 의해 초래된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통해 시대와 자연의 필연성을 간과한채 이기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성찰한 퍼포먼스및 사진작업을 시도했다. 전시는 10월16일까지. 관람문의 02)577-6688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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