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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수사에 곽노현 “2억 준것 맞지만 댓가성 없어”
검찰이 진보진영 서울시 교육감 단일화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사퇴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데 대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직접 입장을 표명했다.

곽 교육감은 28일 오후 4시, 서울시 교육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서 이번 검찰 수사와 관련 “박명기 교수에 대해 2억원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후보단일화에 따른 댓가성으로 준 돈은 아니다”며 “생활이 궁핍하다 해 지원해 준 것 뿐”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곽 교육감은 “교육감 취임 이후 바쁜 나날을 보내다가 박 교수가 자신의 경제적 형편과 사정의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며 “교육감 선거에 두번이나 출마하면서 많은 빚을 졌고 부채 때문에 경제적으로 궁박한 상태이며 자살까지 생각한다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박 교수의 성품과 정황상 정말 그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박 교수가 처한 상황은 결코 미뤄둘 수 없는 급박한 것으로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돈을) 드러나게 지원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선거와 무관한, 저와 가장 친한 친구를 통해 전달했다”며 “그 친구도 정의와 원칙, 도덕을 지키며 살아왔기에 만약 이 돈이 문제가 있었으면 제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박 후보와 철저하게 반칙 없는 후보단일화를 이뤄냈고 취임 이후 선거와 무관하게 그분의 딱한 사정을 보고 선의의 지원을 했다”며 “이것을 후보직 매수 행위로 봐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박 교수와 후보 단일화는 민주진보 진영의 중재와 박 교수의 결단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대가에 관한 어떤 약속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박 교수가 후보 사퇴의 대가로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1억3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박 교수와 박 교수의 동생을 26일 긴급체포해 수사하고 밤늦게 귀가시켰다. 검찰은 28일 오전 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한 곽 교육감이 지난 6월 서울시교육청 소속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자문위원으로 박 교수를 위촉한 것에 대해서도 후보 단일화에 대한 대가성이 반영된 게 아닌 지 의심하고 있다. 자문위원 자리는 시교육청 정책수립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교육계 인사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곽노현호’ 어찌되나 = 만일 이번 금품 수수의 댓가성이 확인될 경우 곽 교육감이 선거 비리로 구속된 공정택 전 교육감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공 교육감은 2008년 교육감선거에서 사설학원업체로부터 18억원에 달하는 선거비용을 차입한 사실이 드러나 교육감 지위를 상실한 바 있다.

검찰은 이미 계좌추적등을 통해 돈이 오고간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했다며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금품이 오고 갔다면 대가성 금품거래 개연성이 상당히 높은 만큼 교육비리 감시자로서 청렴성이 생명인 교육감 직을 앞으로 수행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찰이 금품거래의 대가성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고 보고 이미지 손상 외에 교육감 업무 수행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도 있다.

▶야당 표적수사 맹 비난 = 한편 검찰의 수사 소식에 야당은 일제히 “국면전환용 보복 수사, 표적수사”라며 맹비난했다.

민주당 이규의 수석부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최근 이명박 정부가 공안정국 조성에 힘을 기울이더니 급기야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등의 위기마저 사정당국을 동원해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번 수사는 곽노현 교육감에 대한 보복이자 표적수사“라고 공세를 폈다.

이어 그는 “이번 수사는 여권이 국면전환을 노린 ‘명백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기획성 수사’다. 의혹을 만들어 부풀리고 여론을 불리하게 조성해놓고는 끝내 아니면 말고 식의 수사는 이제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며 “현 정권은 사정기관을 부추겨 국민을 기망하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말 것을 준엄하게 경고한다. 검찰이 중립을 지키고 검찰 본연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역사의 심판을 면하는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논평을 마쳤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이날 “정치적 의도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주민투표 이틀 만에 수사 사실을 발표할 수 있는가”라며 “주민투표를 통해 드러난 한나라당에 대한 부정적인 민심을 차단하려는 검찰의 작품”이라고 비판했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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