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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리원전 5ㆍ6호기, 마을 주민들과 또다시 갈등
신고리 5ㆍ6호기 공청회를 앞두고 신리마을 주민들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측 사이의 골이 또다시 깊어지고 있다.

한수원측은 신고리 원전 3ㆍ4호기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오는 2018~2019년에 각각 완공될 예정인 신고리 원전 5ㆍ6호기 건설을 위해 연말께 주민공청회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8월 중순, 정작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리마을 주민들은 이번 공청회에 주민전원이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마을주민들은 “400년 이상 선조 대대로 살아온 마을을 양보했지만 돌아온 것은 무시와 소음피해, 비산먼지 뿐이다”며 “먹고 살기 위해 앞으로는 공사 현장에서 항의 집회를 여는 등 실력행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주민들과 한수원 고리본부측의 문제가 재발된 이유는 원전 건설로 생활기반을 잃은 주민들의 삶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피폐해졌기 때문이다.

신고리원전 5ㆍ6호기가 들어설 신리마을은 작은 포구를 갖고 어업과 배 농사를 주업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원전이 들어섬에 따라 과수원에서 농사도 짓지 못하게 됐고 포구에서도 현재 핵폐기물 수송선 물양장 공사가 진행돼 배를 띄우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180여 세대 주민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한수원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지난해 마을주민들이 공동 운영하는 식당을 열었다. 신고리 원전 3ㆍ4호기 공사 인부들만 3000여명에 달하기 때문에 식당 운영으로 충분히 마을 생계가 유지되리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마을 식당을 찾는 인부들은 100여명에 불과했다. 월 평균 매출은 2000~3000만원. 500여명에 달하는 마을 주민 한 명이 한 달에 식당 공동 운영 수익으로 받아가는 돈은 4만~6만원이 고작이다.

주민들은 한수원에 마을의 생계를 위해 공사 현장 인부들을 마을 식당으로 유치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한수원 측에서는 “인근에 있는 다른 식당에서 민원을 제기할 수 있으므로 마을주민들의 요청은 들어주기 곤란하다”며 “마을 주민 스스로 홍보 활동 등을 통해 인부들을 유치해라”고 답했다.

주민들은 전단지를 나눠주고 공사 현장을 찾아가서 협조를 구하는 등 마을 식당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식당 운영이 힘들어지자 마을주민들은 건축, 고철, 청소용역 등 주민들로 구성된 사회적 기업을 만들겠으니 한수원에서 일감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역시 한수원으로부터 다른 업체에서 일을 맡고 있기 때문에 협조가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 일부 마을 주민들은 일용직 근로자로 나서고 있지만 생계는 역시 막막한 형편이다.

마을주민측은 “현재 주민들은 한 달을 40만~50만원 가량으로 근근히 생활하고 있다”며 “한수원에서는 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게 최소한의 배려라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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