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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가수’ 장혜진의 핵심역량
장혜진(43)이 MBC ‘나는 가수다’에서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를 불러 두 달 만에 귀중한 첫 1위를 차지했다. 박정현, 김범수, 윤도현 등 원년 멤버가 모두 퇴장하고 시즌 2로 접어들자 장혜진의 노래가 가장 먼저 청중의 감성을 적셨다.

장혜진은 그동안 ‘나가수’에서 그리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거쳐 제법 적응한 듯하다. 자신의 핵심 역량을 제대로 포착하는 모습이다.

장혜진의 핵심 역량은 시원한 고음과 미세한 톤 조절 능력이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 대중의 가슴을 파고든다. 초반 음을 장전해 꾹꾹 눌러 부르다 후반으로 갈수록 몰아치는 폭발력을 발휘한다.

장혜진이 불렀던 ‘가질 수 없는 너’는 이 같은 자신의 무기가 100% 발휘된 곡이다. 노래를 서서히 몰아가는 능력이 원숙하기에 ‘며칠 사이 야윈 널 달래고/집으로 돌아오면서/마지막까지도 하지 못한 말/혼자서 되뇌었었지’와 ‘사랑한다는 마음으로도/가질 수 없는 사람이 있어/나를 봐 이렇게 곁에 있어도/널 갖지 못하잖아’, 이 부분은 강하게 터뜨리지 않아도 저절로 터진다.

장혜진이 불러 중간 점검에서 1위를 한 적이 있는 바이브의 ‘술이야’도 애절함이 잘 드러났다. 마찬가지로 피처링으로 참가했던 바이브 노래 ‘그 남자 그 여자’를 부른다면 또다시 1등을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반면 장혜진은 자신과 맞지 않는 노래를 실험과 도전이라는 명분하에 행하다가는 실패를 맛볼 수도 있다. 꼴찌를 기록했던 카라의 ‘미스터’ 같은 노래를 다시 부를 경우 재차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괜히 낯선 장르나 스타일에 도전할 필요가 없는 가수가 장혜진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노래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가수’의 자문위원인 작곡가 김형석이 장혜진에 대해 “항상 안 꺼내놓은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장혜진의 기량이 발휘되지 못할 때가 많다는 뜻이다. 그 기량은 선곡에 크게 좌우된다.

장혜진은 MBC 합창단 출신으로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등 당시 인기 가수들의 코러스를 맡기도 했다. 그러면서 1991년 데뷔했다. 매력적인 고음과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을 지녀 이수영의 오리엔털 발라드를 먼저 접하는 듯했다.

‘1994년 어느 늦은 밤’ ‘아름다운 날들’ 등 서정적인 발라드를 남겼지만 스타가 되지는 못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장혜진은 음반기획 제작자 남편(강승호)을 두고 홀로 버클리음대로 유학 가 작곡, 화성악과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공부했다. 5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컴백했고,그 새 나이가 들면서 감정 표현은 더욱 풍부해지고 원숙해졌다. 유학 다녀와 낸 음반 수록곡인 ‘마주치지 말자’는 그 대표곡이다.

장혜진이 유학 후 처음 부른 노래는 2005년 최진실의 컴백 드라마인 ‘장밋빛 인생’의 테마곡이다. 담담한 듯 읊조렸던 그녀의 가창법은 심금을 울리며 스토리의 애절함을 극대화했다.


장혜진은 이수영의 애절한 발라드와 자신을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수영의 발라드와는 느낌이 다르며, 시종 흐느끼는 백지영과도 차이가 있다.

‘나가수’에서 박정현이 졸업하면서 장혜진의 패션도 더 과감해졌다. 기세가 괜찮다. 나이가 조금 있지만 ‘요정’ 자리를 노린다는 말도 나왔다.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바람직한 시도로 보인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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