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을 요구한 A모씨(전 영구아트 재무담당 직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근무할 당시 심형래씨가 정선 카지노에 주로 다녔으며 이 과정에서 회삿돈에도 손을 댔다”며 “한번 다닐때마다 회사 금고에서 3000만원, 5000만원, 많게는 1억원까지 꺼내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회사돈에 손을 댈때마다 ‘이러시면 안된다’고 말렸지만 심형래씨를 말릴수 없었다”며 “이런식으로 심씨가 쓴 회삿돈이 수십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결국 1년여간 영구아트에서 근무하다 퇴사해 지금은 다른일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영구아트의 재무제표를 확인한 결과 대표이사인 심형래씨는 지난 2007년까지 회사로 부터 총 1억 6400여만원을 빌렸다. 이 금액은 지난 2008년 16억 8800만원으로, 2009년에는 24억 41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르면 심씨는 회사에서 지난 2008년 한해에만 15억 2400여만원을, 2009년에는 7억 5300여만원을 빌린 셈이다. 2010년, 심씨는 이 돈중 13억 2000만원을 갚아 현재 남은 대출금은 11억 2100만원 수준이다. 2010년 말 현재 부채와 자본을 합친 영구아트의 총 자산은 194억원 수준으로 심씨는 이 중 5%가 넘는 돈을 빌려간 셈이다.
또한 영구아트는 모 회사인 영구아트무비에 33억여원을 빌려주고 있으며, 심형래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또다른 관계사인 제로나인엔터테인먼트에 25억 9000여만원의 돈을 빌려주고 있다. 특히, 영구아트는 제로나인엔터테인먼트에 빌려준 돈은 돌려받을 수 없는 돈이라고 판단하고 이 금액을 모두 대손충당금으로 잡고 있는 상태다.
이런 무리한 대출 결과 영구아트의 자본흐름이 경색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구아트의 2010년말 재무제표를 보면 총 유동자산 150억원중 심형래, 영구아트무비, 제로나인엔터테인먼트에 빌려준 대여금을 합치면 81억 6600만원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한다. 그에 비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90여만원에 불과했다.
아울러 심형래씨가 정관계 인사들에 대해 로비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씨는 “심형래씨는 한나라당원으로 한나라당 인사들에 대해 접대를 즐겨했다”며 “매일같이 회사 금고에서 40만~90여만원씩 가져다 술자리에서 정치인들을 접대하는데 썼다”고 주장했다.그는 이어 “라스트 갓 파더를 찍을 당시 청와대 실세였던 모씨에게 로비, 이 실세를 통해 한국문화수출보험공사의 대출보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라스트 갓파더는 수출보험공사의 첫번째 문화수출보험 지원작 선정됐으며 수출보험공사는 하나은행에 대해 총 30억원의 보증을 섰다.
이에 대해 A씨가 거론한 청와대의 한 인사는 “심씨와 친분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대출보증 등을 도와준 바 없다”며 “당시 나는 수출보험공사에 무엇을 청탁할만한 위치도, 그런 부탁을 할 만한 사이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양춘병ㆍ김재현ㆍ이자영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