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으로의 종상향 결정을 내심 기대했던 조합원이나 주변 공인중개업소 등 사업 현장의 이해당사자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종상향이 완전 무산된 것도 아니라며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또다시 당분간 거래가 드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심의 과정에 모든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열린 14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가락시영 아파트의 종상향 및 예정법정상한용적률 결정을 골자로 한 주택재건축 정비구역 변경결정안에 대해 ‘보류’ 결정했다. 위원회는 도시계획ㆍ정비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따로 구성해 해당 문제를 더욱 깊이 논의한 뒤 이르면 다음달께 본 회의에 재상정할 계획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가락시영 아파트 관계자들은 아쉬운 표정 일색이었다. P공인 관계자는 “7월에 거래가 좀 늘어나는가 싶더니 8월엔 다시 매수세가 쏙 들어간 모습이었다”며 “거래가 살면서 아파트값도 회복세였는데 종상향 문제가 이렇게 계속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으면 거래도 마찬가지로 딱 멈출 게 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7월부터 현재까지 1ㆍ2차 단지 통틀어 40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현재 시세는 가락시영 1차의 경우 ▷공급면적 43㎡ 5억500만원 ▷49㎡ 5억6250만원 ▷56㎡ 6억3500만원, 2차는 ▷34㎡ 4억3500만원 ▷42㎡ 5억5000만원 ▷55㎡ 6억8500만원 ▷61㎡ 8억4000만원 선을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서울시 측이 정비구역계획 내용 가운데 3종상향 문제를 재검토하라고 회신하면서 급락했던 데에서 2000~3000만원 정도 회복한 수준.
L공인 관계자는 “살려고 하는 사람들은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선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것이고, 팔려고 하는 사람들은 종상향이 결정되면 제값을 받고 처분할 수 있을 거라고 보니까 거래가 뜸할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가타부타 뭐라도 결정이 난다면 그 결과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만도 한데 이렇게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하면 그저 손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 서울시 입장에서도 6600가구나 되는 가락시영 아파트의 재건축 문제를 두고 함부로 결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워낙 큰 단지인 터라 주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 자체가 상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수도권 전세난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마당에 재건축 사업 시행 속도를 조율할 필요성도 대두된 데다, 오세훈 전 시장 사퇴로 인한 시장 공석 상황에서 결정짓기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이번 종상향 문제는 다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도 하나같이 요구하는 사항으로서 첫번째 결정이 상징성을 갖기 때문에 형평성을 위해서도 남다른 고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조합 측은 여전히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다. 도시계획위원회가 보류 결정을 했을 뿐이지 단호히 반려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조합 측 관계자는 “종상향이 되지 않고서는 조합원 부담이 큰 데다, 시행에 있어서도 사업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는 점을 서울시도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며 “향후 논의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웅기 기자 @jpack61> 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