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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닥난 은행 인심…대출자 더 옥죈다
대출금리는 대폭 올리고

예금금리는 잇따라 내림세

“예금경쟁 포기하는 모양새”


연체기록자 대출상환 압박

일부은행 예대상계 검토도


가계발(發) 신용대란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가계대출을 억제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는 한편 원리금 연체 기록이 있는 대출자들을 대상으로 만기 도래한 대출금의 일부 또는 전액을 상환토록 압박하고 있다. 은행은 또 최근 금융불안 심리로 안전 자산관리 욕구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은행권에 예금이 몰리자, 정기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

한 금융전문가는 “신용불안을 우려한 은행이 대출 및 예금 경쟁을 포기하는 모양새”라며 “앞으로 은행문턱이 계속 높아질 우려가 있는 만큼 신용관리에 보다 철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대출금리 올리고 예금금리 내린다=은행권의 금리 인심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이 나온 뒤 대출 금리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 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CD금리가 급등한 때문이다. CD 연동 대출은 전체 가계대출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파급이 크다.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외에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은 CD 금리 연동형이다.

신한은행의 CD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 연 4.4~5.8%였지만 최근 5.2~6.6%까지 치솟았다. 0.8% 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다른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수준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1억원을 빌린 사람의 연간 추가 이자 부담은 80만원, 2억원을 빌린 사람은 160만원까지 부담이 늘었다.

반면 7,8월 두달간 만 은행권 정기예금 수신이 17조6000억원 증가하는 등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시중자금이 은행권에 몰리면서 예금금리는 뚝 떨어졌다. 연 5%대 정기예금은 아예 종적을 감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중 전체 정기예금중 연 5%대 예금비중은 0.1%에 불과했다. 특판세일이 없다보니 4%대 금리도 찾기 힘들 지경이다. 신한은행의 ‘월복리 정기예금’은 4.25%에서 4.0%로 0.25% 포인트 내려갔고, 우리은행의 ‘키위정기예금’은 4%에서 3.7%로 0.3% 포인트 떨어졌다. 외환은행도 6개월 만기 ‘YES 큰 기쁨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3.75%로 낮췄고, 국민은행은 ‘국민수퍼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했다.

▶대출금 상환압박 커진다=가계 연체율 상승을 우려한 은행권은 기존 대출금도 회수하고 있다. 은행들은 특히 원리금 연체 기록이 있는 대출자에 대해서는 만기를 연장하는 대신 원칙적으로 대출금의 일부 또는 전액을 상환받도록 지도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가계 대출금과 예적금을 서로 상쇄하는 방식의 예대상계도 실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예금 만기를 3개월 앞둔 고객 중 희망자에 한해 예대상계를 권유하고 있고 우리은행도 이 제도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하나은행은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중 상환능력이 떨어졌거나 신용등급이 낮아진 고객을 대상으로 원금 일부에 대해 상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예금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이익을 불리겠다는 의도라기 보다는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 그 만큼 신용리스크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신용리스크가 가시지 않는 한 앞으로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출을 줄이고, 현금자산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윤재섭 최진성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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