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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의 대중문화비평> 카라 ‘생계형 아이돌’그만!
카라가 정규앨범 3집 ‘스텝’으로 컴백한 후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초반부터 음악 온ㆍ오프라인 차트를 석권하고 있다. 타이틀곡 ‘스텝’은 강렬하면서 섹시하고, 서브 타이틀곡 ‘데이트’는 상큼하면서 큐트하다.

카라의 컴백 활동을 보면서 드는 생각 하나는 이제 카라가 더 이상 생계형 아이돌이 아니라는 점이다. 2007년 1집에서 완전 실패한 카라는 한승연의 눈물 나는 방송 활동으로 명맥을 유지하면서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캐릭터를 얻었다.

생계형 아이돌은 god가 hot와 젝스키스가 양분했던 남자 아이돌 시장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써먹은 방식임에도 카라는 걸그룹이라는 점, 생계와 아이돌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단어의 신선한 조합이라는 점으로 인해 방송에서 주목받았다. 2008년 ‘프리티 걸’, 2009년 ‘허니’ ‘미스터’, 2010년 ‘루팡’ 등 대중성 강한 노래로 인기 걸그룹이 됐다.

하지만 카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부족했다. 서민형 걸그룹은 친근하게 다가오지만 판타지와 ‘워너비’ 시장으로서는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이 점에서 카라는 소녀시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카라가 지난해 일본에서 소녀시대의 음반 매출을 누르는 등 일본에서 엄청난 인지도가 생겼다. 카라의 급(級)이 달라졌다. 카라는 이제 소녀시대와 걸그룹 1부 리그의 투톱 체제를 형성하게 됐다. 걸그룹이 급증해도 이 체제는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카라에게는 내용상 불완전성과 거품이 분명히 존재한다. 더 이상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콘셉트가 안 먹히게 됐다. 대문에 붙은 문패를 교체하듯, 팀의 특성을 잘 보여줄 캐릭터를 새롭게 제시해야 할 단계다. 핵심 이미지를 바꾸는 것은 핵심역량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카라는 일본에서 소녀시대보다 팬 베이스가 넓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활동으로 불과 4개월 만에 180억원의 매출을 올려 120억원을 올린 소녀시대를 앞질렀다 해서 소녀시대보다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카라의 일본 팬층은 소녀시대보다 더 넓지만 충성도는 약한 것으로 보인다. 카라는 어디건 불러주는 곳마다 가고, 일본 드라마에도 출연해 ‘발연기’를 펼친 결과 짧은 시간에 인지도는 쌓았지만 일본 팬을 장기간 끌고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라는 일본에서 큰 매출을 올렸을 때 팀이 해체될 뻔했다. 일본에서 올린 음반 매출의 대부분은 유니버설 재팬으로 돌아갔고, 카라 소속사와 카라의 몫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게 팀이 분리될 뻔한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앞으로 카라가 일본 프로모션을 더욱 다양하고 세련되게 할 필요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카라는 일본 활동에는 주력했지만 한국 활동이 약했던 것도 사실이다. 모국 베이스가 약하면 한류 활동도 불안할 수 있다. 걸그룹의 가창력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카라는 더 나은 가창력도 보여주어야 한다. 가창력과 기교 등에서 확실히 한 단계 위인 메인 보컬의 부재도 카라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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