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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에 빠진 가을...북 페스티벌 즐기기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더 나은 곳은 없다.”

스스로를 ‘지식을 탐하는 자’로 소개하는 세계적인 석학 움베르토 에코는 책에 대한 사랑을 이렇게 표현했다. 가을은 책을 구석방에서 마당으로 데려왔다. 맑은 태양 볕에 고추 말리듯 거리마다 책이 펼쳐진다. 올가을 최대 책 축제는 파주출판단지에서 펼쳐지는 ‘파주 북소리 2011’. 100개 출판사와 1000명의 저자가 함께하는 ‘지식난장’이다. 각 출판사 사옥에서 강연과 창작 워크숍이 진행되고, 시인 고은, 소설가 황석영ㆍ성석제 등 국내 대표 작가들이 독자들과 만나 자신의 작품 세계를 들려준다. 특히 ‘노벨문학상 110주년 특별전’은 수상 작가들의 체취가 묻어 있는 유품과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책방거리를 따라 책과 소요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저자와의 만남, 지식 채널 강연=고은 시인,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영국의 책마을 ‘헤이온와이(hay-on-wye)’ 창시자 리처드 부스 등 각 분야 전문가 및 석학들이 참여하는 강연이 잇따라 개최된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 4명이 펼치는 ‘석학이 들려주는 인문 강좌’엔 고은 시인을 시작으로 김병익 문학평론가, 이어령 전 장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강연자로 나선다. 다음달 5일 열리는 아시아대편집자 특강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일본의 오쓰카 노부카즈(大塚信一) 이와나미문고 전 사장, 대만의 린린덴(林載爵) 연경출판사 대표, 중국의 둥슈위(董秀玉) 싼롄출판사 부사장, 한국의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참여한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접경의 ‘헤이온와이’를 세계적인 책마을로 탈바꿈시킨 리처드 부스가 들려주는 ‘헌책방 왕국 헤이온와이 이야기’는 애서가들이 기다리는 프로그램. 리처드 부스는 1960년대 초까지 폐광촌에 불과했던 소도시를 세계적인 헌책방마을로 변모시킨 과정과 책에 대한 철학을 들려준다.

한국문학의 세계화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미국 최고 권위의 문학 전문출판사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출간한 크노프(Knopf)의 부사장 겸 수석 편집자 로빈 데서(Robin Desser) 등이 ‘글로벌 출판 시장과 문학 한류의 가능성’을 주제로 강연한다.

▶노벨문학상 특별전과 마켓=노벨문학상 수상자 107명의 삶과 문학을 보여주는 세계 최초ㆍ최대 규모의 ‘노벨문학상 110주년 특별전’이 마련된다. ‘세계 문학 거장들의 예술혼’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107명의 유품과 사진, 문학작품 초판본 등이 전시된다. 1회 수상자인 쉴리 프뤼돔의 친필 편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썼던 타자기, 유일한 사후 수상자인 에릭 칼펠트의 친필 원고, 낭만주의 문학의 거장 헤르만 헤세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쓴 시 등 추정가 100억원 이상의 전시품 1000여점을 들여다보며 작가의 취향과 사생활을 엿볼 수 있다.

혜초, 마르코 폴로, 현장, 오렐 스타인, 장건, 정화 등 여행자 6명의 여정을 따라 실크로드를 탐험하는 ‘책으로 新실크로드를 열다’ 전시회도 눈길을 끈다. 실크로드의 시작점 ‘시안’, ‘둔황’의 오아시스, 손오공이 파초선으로 불을 껐다는 ‘투루판의 화염산’ 등 지구촌 문명 교류의 통로였던 실크로드의 모습을 따라갈 수 있다.

이 밖에 아시아 40개국의 문자 관련도서와 출판물로 꾸며지는 ‘아시아문자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등을 선보이는 ‘Art, 실험과 예술의 세계전’도 진행된다.

한국과 일본의 희귀 고서적을 만나볼 수 있는 ‘한일특별고서전’도 열린다. 부산 보수동 책방거리의 대표적인 고서 전문책방인 ‘고서점’과 일본의 ‘도쿄고서조합’이 참여한다. 특히 17~18세기 일본 에도 시대 외교 거물이자 학자였던 아라이 하쿠세키(新井白石)의 희귀본 ‘계림래빙기(溪林來騁紀)’ 미공개 필사본이 최초 공개된다. ‘계림래빙기’는 아라이 하쿠세키가 1700년대 당시 조선의 문화와 문물을 기록한 역사서.

출판도시를 거닐며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구매할 수 있는 ‘북마켓’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 북페스티벌과 와우북페스티벌=다음달 7~9일 덕수궁에서 열리는 ‘제4회 2011 서울 북페스티벌’은 아름다운 궁에서 책과 소요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게 매력. 행사 기간에 덕수궁 석조전 앞 회랑에 상시 운영하는 덕수궁 도서관 ‘궁애서(宮愛書)’에서 책을 읽으며 도심 속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저자와의 만남’에는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김진명 작가, 소설 ‘덕혜옹주’의 권비영 작가, ‘너에게 묻는다’의 안도현 시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의 정호승 시인, ‘개미제국의 발견’의 최재천 교수, ‘쏭내관과 함께하는 궁궐기행’의 송용진 작가가 참여한다.

홍대 앞 거리에서 개최되는 ‘제7회 서울 와우북페스티벌’도 오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6박7일간 펼쳐진다. ㈔와우책문화예술센터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책에 취하다’라는 테마 아래 100여개 출판사와 40여개 문화 관련단체, 30여명의 아티스트 등이 참여한다.

올해 책의 주인공은 ‘만화’. 28일 ‘새로운 만화독서를 제안한다’는 주제의 세미나를 시작으로 만화 거리도서전, 만화 타이포그라피전, 만화가들과 함께하는 파티, 웹툰 작가 5인의 공개방송 등이 펼쳐진다.

다음달 1일 오후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프랑스 작가 알랭 드 보통 사인회를 비롯해 소설가 백가흠ㆍ배명훈ㆍ김별아, 시인 심보선 등 저자와의 만남도 마련됐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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