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화백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오는 10월 4일까지 열리는 자신의 서예전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한국비림박물관(이사장 허유)과 중국한원비림(翰園碑林)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특별전은 리공타오 화백과 10여년간 인연을 맺어온 김영삼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리 화백은 허난성 개봉 시(市) 간부를 역임한 후 갑골문 예서 해서 행초서 등 서체별로 빼어난 명필이 새겨진 비석 3700여기를 수집했다. 그리고 이 비석들로‘한원비림’이란 이름의 ‘비석 숲’을 개봉 시에 조성했다. 중국 내 최대 비림인 ‘서안(西安)비림에 이어 두번째로 꼽히는 ‘한원비림’은 후진타오 주석 등 중국 고위층은 물론 전세계 정치 사회 경제계 인사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김영상 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이 곳을 방문해 리공타오로부터 ‘무괴(無愧)’, ‘매향(梅香)’이라는 족자를 선물받았으며, 김 전 대통령은 이에 ‘호연정기(浩然正氣)’라는 글로 답례하기도 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리공타오가 70대 중반부터 최근 작업한 서예와 서화 등 100여 점이 나온다. 또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의 중진작가 80여명이 작품도 찬조출품된다.
전시 개막에 앞서 27일 광화문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리공타오 화백은 “시청 간부를 끝으로 공직을 마감한 1985년부터 전재산을 털어 곳곳에 산재된 명필의 비석 등 금석문을 끌어모아 비림을 조성했다. 이 비림의 완공을 위해 전 가족이 호의호식을 금한 것은 물론, 은행저축이 한푼도 남지 않았다"며 "뼈를 깎는 노력과 투지로 중국문화사의 찬란한 금자탑인 비석 3700여기를 모아 비림을 조성한만큼 앞으로 많은 이들이 이를 통해 문화예술을 배우고 발전시켰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의 특별전 후 일본에서도 작품전을 갖는 그는 "한국, 일본에서의 전시는 의미가 매우 깊다. 앞으로 동방문화 발전과 문화예술 번영에 함께 공헌할 수 있도록 손잡고 긴밀히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비림은 충북 보은에 허유 이사장이 김생의 글씨 등 1000여기의 금석문을 모아 설립한 비림 박물관이다. 02-720-1161.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