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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신대철ㆍ강북 김태원ㆍ이태원 김도균, 서로를 말하다
에릭 크랩튼ㆍ지미페이지ㆍ제프백으로 귀결되는 3대 기타리스트는 영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에도 있었다. 강남엔 신대철, 강북엔 김태원, 그리고 이태원엔 김도균이라 불리는 세 사람. 1980년대 록의 전성기를 함께 했고 록의 부흥을 일궜던 그들이다. 이들이 25년만에 한 자리에서 다시 만났다.

3대 기타리스트 특집으로 꾸며진 3일 MBC ‘놀러와’에서는 80년대 록의 전성기 당시 그 중심에 있던 세 사람, 신대철 김태원 김도균이 초대됐다. 좀처럼 한 자리에서 보기 힘든 세 사람이 모인 이날 방송은 시나위ㆍ부활ㆍ백두산으로 대표되는 한국록 전성기를 함께 한 팬들에겐 더욱 반가운 만남의 시간이었다.

서로 다른 개성의 세 사람은 서로가 서로를 라이벌 삼으며 팀의 부흥과 슬럼프를 겪던 시절의 이야기들을 나누며 지난 시절을 떠올렸다.

서로에 대한 첫인상에 대한 기억으로 방송은 포문을 열었다. 

먼저 김태원은 신대철을 처음 봤던 당시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그 때의 심경을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를 보고 무너진 기분이었다”고 떠올렸다.

김태원은 신대철에 대해 ‘80년대 록에 불씨를 지핀 기타리스트’였다면서 외모 컴플렉스에 시달렸던 자신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던 ‘만화주인공 같은 외모’의 소유자였다고 회상했다. 특히 “만화주인공 스타일을 무척 싫어하는데 하드케이스의 기타를 들고 가죽재킷을 입었는데 앞모습은 별로일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얼굴을 보니 그 희망이 산산이 무너졌다.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신대철은 록그룹 시나위 팬의 50%를 보유했던 고독한 꽃미남 기타리스트로 유명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는 것이 이날 자리에 함께 했던 시나위 출신 김종서의 증언이다.

백두산의 기타리스트 김도균이 보는 김태원은 ‘한국의 게리무어’였다. 김도균은 김태원에 대해 “인간승리의 부활을 보여준 동료”라고 설명하며 그의 기타에 대해 “서정적인 소리를 들을 때면 4, 5차원 공간을 따라가는 듯하다. 미지의 세계를 공감하는 듯한 기타에서 발현하는 소리는 별에 부딪혀 돌아오는 것같다”는 시적인 표현으로 최고의 평가를 내렸다.

3대 기타리스트 가운데에는 가장 무심하고 조용한 듯한 신대철은 김도균에 대한 첫 인상을 전했다.

신대철은 “이태원에서 처음 본 김도균은 멋있는 것 이상의 압도적 분위기를 풍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그의 진가를 잘 몰랐는데 최근에 와서 존경심 이상의 것을 느끼게 됐다”면서 찬사를 보냈다. 자신을 보고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를 보고 무너진 기분’이라고 평했던 김태원에 대해서는 “사실 첫인상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 때 당시엔 잘 몰랐는데 부활의 전신인 디 엔드(THE END) 시절 봤다. 레드 제플린의 곡을 연주하고 있었는데 정말 훌륭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기타리스트로서의 실력을 인정했다.

이들 3대 기타리스트들은 이날 방송에서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오랜만에 한 자리에서 연주하는 시간도 가져 눈길을 끌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80년대 록전성기의 중심에 있던 세 사람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다.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과 한자리에 모인 기타리스트들의 모습이 살아있는 전설같았다. 음악을 많이 듣지 못해 다소 아쉬웠다(oshn***)”, “그들의 살아있는 라이브 연주를 방송을 통해 들을 수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 다시 한 번 록음악의 불씨가 살아나는 순간이었다(park_jung***)”는 반응을 전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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